호주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은 기업들의 과도한 가격 인상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有經濟學家認為澳洲通脹已到頂。 Source: Getty / Xinhua News Agency via Getty
KEY POINTS
- 호주 인플레이션, 기업 과도한 가격 인상이 원인 주장 보고서 발간
- 코로나19 이후 호주 기업 이익 전례 없이 급증…”매출 증가로 설명 불가”
- 기업 이익 증가에도 노동자 임금 상승 없어
- 울워스·콜스 등 대기업, 소비자 착취 혐의 부인
새로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의 인플레이션이 대부분 “수요 주도적”이라는 호주중앙은행(RBA) 총재의 주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80페이지 분량의 이 보고서는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ACCC)의 전 위원장인 알렌 펠스(Allan Fels)가 작성한 것으로, 현재 진행 중인 생활비 위기는 주로 기업들이 가격을 과도하게 인상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펠스 교수는 지난 7일 내셔널 프레스 클럽에서 호주 노동조합 협의회(ACTU)의 의뢰를 받은 이 조사의 결과와 권고 사항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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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은 모든 호주인의 가계 경제를 압박하지만 일부 물가는 다른 물가보다 더 빠르게 상승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팬데믹 이전에는 물가가 서서히 상승하고 있었으며, 대부분 RBA의 목표 범위인 2~3%보다 낮았다.
인플레이션이 목표 범위를 벗어나기 전 마지막 분기인 2021년 3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인플레이션은 총 14.8% 증가했다.
이 보고서는 같은 기간 동안 실질 임금은 5.6% 감소해 2009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근로자들의 생활 수준은 10년 동안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결론지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큰 폭으로 가격이 상승한 품목은 자동차 연료(45.4%)와 해외 휴가 여행 및 숙박(36.3%)이었다.
가격 인상률 상위 30개 품목 가운데 치즈 가격이 27.3%로 가장 많이 올랐으며, 빵은 24.1% 올랐다.
우유는 22.7%, 아이스크림 및 기타 유제품은 22.5% 가격이 인상됐다. 뿐만 아니라 계란 가격은 19.7%, 아침 시리얼 가격은 19.2% 상승했다.
인플레이션에 기여한 기업들의 판매가 상승 정책
작년 11월, 미셸 불록 호주중앙은행(RBA) 총재는 호주의 인플레이션이 “자생적이고 수요 주도적”이라며 “미용실과 치과, 외식, 스포츠 및 기타 여가 활동 등 모든 서비스 가격이 크게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펠스 교수는 보고서에서 1970년대와 80년대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으로 널리 알려진 초과 수요와 인건비 상승이 코로나19 이후 인플레이션의 원인이라는데 의구심을 표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과 그 이후 호주에서 기업 이익이 전례 없이 급증한 것을 예로 들었다.
그는 보고서에서 “기업의 이익 증가는 기업의 실질 생산량이나 매출 증가로는 설명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9년 말부터 2022년 초까지 인플레이션의 가속화와 함께 단위 이익 비용이 35% 이상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근로자들은 2022년 후반이 돼서야 별다른 임금 인상을 받지 못했다.
펠스 교수는 “기업의 가격 책정이 인플레이션에 크게 기여했다”며 “가격 폭등은 기업이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경쟁이 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수준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책정할 때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Professor Allan Fels at the National Press Club in Canberra (AAP) Source: AAP / MICK TSIKAS/AAPIMAGE
‘로켓과 깃털’ 가격 책정
펠스 교수는 이러한 관행이 불법은 아니지만, “경쟁이 치열하고 정보가 제대로 제공되는 시장에서는 불가능한 방식으로 소비자로부터 추가 비용을 징수할 수 있다”며 “과다 청구된 소비자가 한 공급업체에서 다른 공급업체로 쉽게 전환할 수 있게 해준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관행에는 로열티 세금, 드립 가격 책정, ‘핑계 인플레이션’, ‘로켓과 깃털’ 가격 책정 등이 포함된다.
로열티 세금은 초기에는 낮은 가격을 책정하고 고객을 유치한 후 나중에 가격을 대폭 인상해 소비자가 이를 알아채지 못하거나 다른 공급업체로 전환하기 어렵게 만드는 관행을 의미한다. 이같은 관행은 은행, 보험, 에너지와 같은 산업에서 가장 흔하다.
드립 가격 책정은 일부 가격만 광고하고 전체 금액은 구매 과정에서만 공개하는 전략이다.
‘핑계 인플레이션’은 기업이 정당한 근거 없이 인플레이션을 핑계 또는 ‘위장’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관행이다.
펠스는 ‘로켓과 깃털’ 가격 책정 관행이 오늘날 주요 문제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
이 용어는 가격이 ‘로켓처럼’ 상승하다가 최근처럼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기 시작하면 가격이 ‘깃털이 땅에 떨어지는 것처럼’ 천천히 하락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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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권고 사항
펠스 보고서의 주요 권고 사항 중 하나는 국가 경쟁 및 가격 위원회를 설립해 지속적인 시장 검토와 높은 가격의 결정 요인에 대한 심층 조사를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위원회는 ACCC와 함께 일하지만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필수적인 가격 조사를 수행하면서 일부 집행 책임을 맡게된다.
호주의 경쟁법 및 정책을 강화하기 위해 보고서는 잠재적으로 반경쟁적인 합병을 방지하기 위한 합병 심사 조항을 강화하는 등 몇 가지 개선 사항을 제안했다.
특정 부문에서는 원활한 계좌 전환을 위한 은행 이동성 강화, 도매 에너지 시장 검토 및 잠재적 재설계, 가격 인하를 위한 전기자동차 병행 수입 제한 해제 등을 권고했다.
조사 보고서는 또한 공공요금과 유사한 방식으로 항공 가격을 규제하고, 유아 교육 및 보육 가격 결정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의료 전문가 수수료를 면밀히 조사할 것을 제안했다.
작년에 발표된 이 조사는 멜버른, 시드니, 애들레이드, 케언즈, 캔버라에서 청문회를 개최해 지역사회 구성원, 전문가, 기업 및 그 대표, 싱크탱크 및 노조로부터 750건 이상의 제출물과 상세한 기고문을 받았다.
Coles and Woolworths Credit: SBS
호주 최대 기업들, 소비자 착취 혐의 부인
이 보고서에 대해 호주 최대 기업 중 일부는 소비자를 착취하고 있다는 비난을 부인했다.
울워스(Woolworths)는 SBS 뉴스에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지만, 우리는 고객이 우리와 함께 쇼핑할 때마다 가치를 얻을 수 있도록 계속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콜스(Coles)는 “실망스럽게도 ACTU의 노조 주도의 조사는 슈퍼마켓 부문을 참여시키지 않았거나 슈퍼마켓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요인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호주은행협회는 “호주 은행 업계는 수년 만에 가장 치열한 경쟁을 경험하고 있다”고 토로했으며, 호주 에너지 위원회 대변인은 “국가 전력 시장은 호주에서 가장 규제가 심한 시장 중 하나이고, ACCC, 호주 에너지 규제 기관 및 빅토리아 필수 서비스 위원회를 포함한 다양한 정부 기관 및 규제 기관에서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항공업계 중 하나인 콴타스는 “항공 요금이 크게 하락한 것은 사실”이라며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업계 전반의 평균 요금은 2022년 12월 정점 대비 하락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