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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 IN: 뉴욕 강타한 ‘찜질방’…뉴욕타임즈, ’도심 속 작은 휴양지’ 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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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 IN: 뉴욕 강타한 ‘찜질방’…뉴욕타임즈, ’도심 속 작은 휴양지’ 묘사

세계적인 문화·예술의 중심지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또 한번 한류 열풍이 불고 있다. K팝과 K푸드에 이어 이번에는 미국인들이 뜨거운 한국식 불한증막(찜질방)의 매력에 빠졌다.

한국 ‘찜질방’이 또 하나의 한류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최근 주요 외신에 따르면 한국 찜질방이 K드라마를 통해 찜질방을 처음 접한 수많은 외국인들에게 호기심의 대상이자 신기한 문화로 극찬을 받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식 스파 찜질방을 ‘도시 속의 작은 휴양지’ 묘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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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언론에 비친 한국의 목욕 문화, 컬처 IN에서 짚어봅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주양중 PD(이하 진행자): 세계적인 문화·예술의 중심지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또 한 번 한류 열풍이 불고 있다고요.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K팝과 K푸드에 이어 이번에는 뜨거운 한국식 스파, 이른바 찜질방 불한증막의 매력에 빠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사실 미국 내 한국의 찜질방 문화가 도입된 건 2000년대 초반부터로 현재 미 전역에 걸쳐 대형 한국식 스파가 성업 중입니다.

미국의 한국식 찜질방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온돌 바닥이 깔려있고 한식당이 들어서 있고 심지어 세신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뜨거운 한증막을 이용한 뒤 맛보는 시원한 빙수와 식혜도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한국의 찜질방을 조명하면서 ‘도시 속의 작은 휴양지’라고 묘사해  눈길을 끌었는데,  한국의 찜질방 문화가 미국 현지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에 대해서는 어떻게 분석했나요?

유화정 PD: 뉴욕타임스는 한국계 이민 1세대들에게 찜질방은 모국에 대한 향수를 달래는 곳이며 한인 2세·3세들에게는 자신의 뿌리를 발견하는 문화 체험의 현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장소이다고 설명했습니다.

뉴욕의 한인 이민자들에게 마치 고향에 온 듯한 느낌을 주는 장소일 뿐 아니라 최근에는 몇 시간씩 차를 타고 찾아오는 미국인들이 늘고 있고, 일주일에 한 번 씩 정기적으로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을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한국 찜질방은 미국의 스타벅스와 같다”고 비유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어 ‘사우나 문화는 핀란드, 과테말라, 멕시코, 일본, 러시아, 터키 등 전 세계적으로 퍼져 있지만, 한국의 찜질방 문화는 다양성을 갖췄기에 그 자체로 완전한 산업’이라고 언급해 눈길을 끕니다.

진행자: 한국인은 이민해 살아도 체질상 온돌이 그리운 법인데, 과연 미국인들은 찜질방에서 뭘 즐기는 걸까요?

유화정 PD: 상위 1%의 외국인 VIP 고객을 위한 특화된 프리미엄 의전관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여행사 코스모진(Cosmojin)은 2016년 조사 결과에서 “외국인 관광객은 찜질방을 한국에서의 가장 이색적인 경험 1위로 꼽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우선은 체험해 보지 않은 이색적인 경험을 해본다는 것. 여기에 한국 음식 등 한국 문화가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면서 찜질방 또한 한국식으로 접근해 볼 수 있다는 점에 있기도 합니다.

한국 식단을 보고 음식을 주문해 한 대접 푸짐하게 담아 주는 미역국이나 따로국밥을 거뜬히 먹어치우고 불가마에 들어앉아 있는 미국인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고요.

불가마의 효력을 체험한 미국인들이 스포츠나 액티비티를 즐기다 부상을 입고 찜질 치료차 들리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진행자: 뉴욕타임스가 미국에서 성업 중인 한국 찜질방에 대해 조명한데 반해 같은 시기  LA 타임스는 한국의 목욕탕 문화를 소개하는 이색 보도로 주목을 끌었는데 그 내용도 살펴보죠.

유화정 PD: LA타임스는 만화로 연재되는 ‘Op-Comic’ 섹션을 통해 “한국의 목욕탕은 뷰티 트렌드를 위한 것이 아닌 가족을 위한 시간이다”라는 제목으로 한국의 목욕탕 문화를 소개하는 9컷의 만화를 실었는데요.

창작한 입체 인형 스톱 모션 기법으로 코믹하게 그려낸 이 만화는 컷마다 한국 옛날 대중목욕탕을 배경으로 캐릭터들이 열탕에 몸을 담그거나 서로의 때를 밀어주는 장면 등을 통해 보는 이들에게 재미와 향수를 느끼게 해 줍니다.

진행자: 한국의 대중목욕탕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이 만화를 그렸다면 어불성설이지만 실제 한인 작가가 제작과 연출을 맡았다고요?  

유화정 PD: LA에서 활동하는 한인 만화 작가 정은수 씨의 작품입니다. 정 작가는 첫 장면에서 “K팝과 K뷰티, 유튜브와 뷰티 인플루언서들 덕에 요즘 목욕탕이 트렌디한 장소로 주목받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만화의 전반적인 내용은 정 작가 본인이 과거 한국에서 주말마다 엄마와 할머니와 가던 대중목욕탕 경험을 회상하며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나타내고 있는데요.

또한 목욕탕에서 어르신들로부터 들었던 ‘시원하다’의 역설적 의미에 대해서도 만화를 통해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과거 서민들의 삶을 가장 깊숙하게 담아내는 공간이 바로 대중목욕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명절 앞두고는 목욕재계를 위해 목욕탕은 문전성시를 이루곤 했죠. 문득 궁금해지는데, 한국의 대중목욕탕은 언제 처음 생겼을까요?

유화정 PD: 한국 국립민속박물관이 발간한 『목욕탕: 목욕으로 보는 한국의 생활문화』 보고서에 따르면 1920년대를 넘어서면서 서울 안에는 대중목욕탕의 수가 점차 증가합니다.

이와 함께 목욕탕을 이용할 때에 주의해야 할 사항을 알리는 신문기사가 등장하는데, 온탕에 처음 들어갈 때에 바로 들어가지 말고 몸을 씻고 들어갈 것, 탕 속에서 때를 씻지 말 것, 어린아이들이 탕 속의 물을 마시지 못하게 할 것 등의 내용입니다.

진행자: 현재 대중목욕탕을 이용할 때의 주의사항과 동일한데요. 흥미롭네요.

유화정 PD: 아마도 ‘탕에서 빨래하지 말 것’이 주의사항에 보태지지 않았을까요. 실제 2000년대 서울에 여탕 없는 대중목욕탕이 등장했는데, 여자들은 목욕을 오래 하고 물을 많이 소비하기 때문에 수지가 안 맞는다는 논리였습니다.

대중목욕탕은 1960년대부터 1980년대 사이 도시화와 새마을운동 붐을 타고 그 수가 가파르게 증가했습니다. 탕 안에 한증막이 등장한 것은 1962년이었습니다.

1993년에는 세계에서 목욕을 가장 즐기는 나라인 일본에 한국형 사우나와 때밀이 문화가 진출했습니다. 현재도 일본 주부와 직장 여성들에게 ‘이태리타월’이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 목욕문화의 첫 해외수출인 셈이었네요. 뉴욕타임스가 세계인에게 목욕산업 강대국으로 한국을 소개한 저변에는 이런 과정이 있었군요. 그런데 ‘이태리타월’에 대해서는 한 때 이태리 수입품이라는 오해가 있었죠?

유화정 PD: 1968년 매일경제 특허등록 기사를 보면 목욕용접찰장갑이라는 이름으로 때를 밀 때 사용하는 ‘이태리타올(월)’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태리타월은 부산에서 직물공장을 운영하던 발명가 김필곤이 2년의 연구 끝에 비스코스 레이온 소재를 꼬아을 발명하게 되는데, 비스코스라는 실이 이태리에서 생산된 것을 수입해 한국내에서 직조과정을 거쳐 생산됐기 때문에 이태리타월로 불리게 됐습니다.

이후 이태리타월은 한국의 이후 한국의 목욕문화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품목이 됐습니다.

South Korea Squad Hotel Base for FIFA World Cup Germany 2006

BERGISCH-GLADBACH, GERMANY – JANUARY 30: General view of thre steam bath of the South Korea squad’s hotel Grandhotel Schloss Bensberg during the FIFA World Cup Germany 2006 on January 30, 2006 in Bergisch Gladbach, Germany. Credit: Christof Koepsel/Bongarts/Getty Images

진행자: 앞서 “한국의 찜질방 문화는 다양성을 갖췄기에 그 자체로 완전한 산업”이라고 언급한 뉴욕타임스, 즉, 한국의 찜질방은 기존의 다른 사우나 문화와 차별되는 경쟁력을 갖췄다는 내용인데 다른 해외 주요 언론들도 같은 찬사를 보내고 있다고요?

유화정 PD: 먼저 시드니 모닝헤럴드는 방문객들은 찜질방에서 스트레스를 풀고 목욕과 스파 등 다양한 경험에 빠질 것이라며 일상적인 생활공간에서 고급스러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영국 더 선데이 포스트는 한국인의 건강한 삶에 도움이 되는 것 중 하나가 휴식과 긴장 완화를 위해 찜질방에 정기적으로 가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베트남 라디오 방송은 찜질방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식 중 하나는 돌판 위에서 구운 맥반석 계란이라면 찹쌀로 만든 찬 음료인 식혜와 함께 먹으면 정말 좋다고 콕 짚어 말하고, 이렇게 먹고 나면 현지인들이 피로를 풀기 위해 여기를 찾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시사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외신이 주목한 K 스파 열풍, 세계에 번지고 있는 한국의 찜질방 문화에 대해  심층 있게 다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