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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와 한국 혈맹관계의 시금석 ‘가평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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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와 한국 혈맹관계의 시금석 ‘가평의 날’

호주의 한국전 참전의 기념비적인 전투 ‘가평전투’를 기념하는 가평의 날은 호주와 한국 양국의 혈맹관계를 구현하는 시금석이다.

진행자: 내일은 호주의 현충일 안작데이입니다.

그리고 오늘은 호주의 한국전 참전의 기념비적인 전투 ‘가평전투’를 기념하는 가평의 날입니다.

오늘 데일리 오버뷰에서는 가평의 날이 어떤 날인지, 그 의미는 무엇인지 조은아 프로듀서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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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한국전 참전용사의 수가 크게 줄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전 참전용사들이 건장하셨을 때 ‘가평의 날’ 기념식을 성대히 치렀던 것이 기억이 생생합니다.

조은아 프로듀서(이하 조은아): 기억하실겁니다. 지난 2021년 호주를 방문한 한국의 당시 문재인 대통령도 가평전투 70주년의 상징성을 부각시켰습니다. 즉, 양국 관계에 있어 가평전투의 의미는 매우 상징적인 겁니다

진행자: 그러면 가평전투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봐야겠죠?

호주 속의 가평을 탄생시킨 가평전투는 어떤 전투일까요?

조은아: 네. 1951년 4월, 한국전에 개입한 중공군은 춘계 대공세를 펼치면서 파죽지세로 남하를 계속했습니다.

국군 6사단을 격파한 중공군 118사단은 1951년 4월 23일과 24일 이틀 동안 비교적 기동이 용이한 가평천 골짜기를 이용해 서울-춘천간 도로를 차단하고 연합군의 전선을 분리시키려 했다고 합니다.

이 때 가평 북방 8Km 지점에 있는 목동리 504고지에 배치됐던 호주군 3대대가 양국 역사의 기념비적인 공세를 시작합니다.

4월 23일 밤 10시경, 국군 6사단을 추격하던 중공군 118사단의 선두 연대는 가평 지역을 신속히 점령할 목적으로 종대 대형을 유지한 채 도로와 계곡을 따라서 총진격에 나섰는데요… 이 때 호주군 3대대가 강력한 기습공격을 펼쳤고 중공군은 혼비백산해 일단 후퇴하게 됩니다.

진행자: 기습공격이었군요.

조은아: 호주국립전쟁기념관의 자료에 따르면 중공군은 당시 호주군 3대대의 배치 상황을 전혀 몰랐다고 합니다 .

이처럼 예상치 못한 3대대의 기습 공격에 혼비백산해 일단 후퇴한 중공군은 24일 01시경, 연합군 전차부대가 재보급을 위해 잠시 철수하자 즉시 반격을 가해옵니다.

그 후 호주 3대대와 중공군의 일진일퇴 공방은 새벽까지 치열하게 전개됩니다 .

그리고 4월 24일, 날이 밝아오면서 연합군의 항공 폭격과 포병 지원 사격이 집중되자 중공군은 그야말로 혼비백산한채 서둘러 다시 철수를 단행했습니다.

진행자: 한국전쟁에 참전한 중공군하면 인해전술이 떠오르는데, 인해전술을 앞세운 중공군이 후퇴를 한 거군요.

조은아: 그렇습니다. 인해전술로 밀어붙이던 중공군 1개 사단과 맞선 호주 3대대가 이틀간의 치열한 전투 끝에 믿기 어려운 기적의 승리를 거둔 겁니다.

진행자: 호주 3대대의 피해상황은 어느 정도였나요?

조은아: 호주 3대대의 피해 상황은 전사 31명, 부상 58명, 실종 3명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

반면 중공군은 가평전투에서 무려 1만 명 이상이 전사하는 큰 피해를 입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영화 같은 전투 결과네요.

조은아: 아무튼 중공군의 연합군 전선 분리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고, 연합군은 북한강 남쪽에 새로운 방어선을 구축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됩니다.

여기서 매우 중요한 점이 호주 3대대의 이 같은 기적 같은 승리가 없었다면 한국전쟁의 양상이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전사는 기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호주 3대대는 그 공로로 미국 트루먼 대통령으로부터 부대 표창을 받았고 가평대대라는 별칭을 얻게 됐다고 합니다.

그리고 호주 3대대는 1대대와 2대대를 제치고 호주 최고의 정예부대로 인정받아 붉은 베레모를 쓰는 공수부대로 지위가 승격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연유로 호주 군은 가히 기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가평전투를 기념하기 위해 4월 24일을 ‘가평의 날’로 정한 거군요.

조은아: 그렇습니다. 가평의 날로 정하고 매년 가평 퍼레이드 등의 행사를 통해 호주 군인의 용맹스런 정신을 기려왔습니다.

한국전 참전 용사들의 수도 크게 줄고, 거동이 불편해진 관계로 대외적인 행사는 크게 위축됐지만, 가평전투에 대한 호주사회의 평가와 기억은 여전합니다.

캔버라 소재 한국전쟁기념관의 ‘Conflicts 1945 to Today’라는 전시관에는 가평 전투 당시의 상황을 입체감 있게 재연한 디오라마가 전시돼 있고요,

호주 전역에서는 가평을 기념하는 기념비가 존재합니다.

진행자: 곳곳에 가평이라는 지명이 있다면서요.

조은아: 네. 시드니 크리스찬리뷰 잡지에 따르면 호 전역에 ‘가평'(Kapyong)이라는 지명을 붙인 길 10개와 다리 2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합니다.

시드니의 벨로즈를 비롯 퀸즐랜드 주, 서호주주 ACT 등에 가평 스트리트 지명이 10곳이 있다는 것이죠.

진행자: 참전용사들은 사라져도 이들이 남긴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헌신 및 애국심은 영원히 기억될 겁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