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Samyang Foo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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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정부의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일부 제품 리콜 이후 불닭챌린지가 글로벌 곳곳에서 재점화되며 해외 시장에서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다.
KEY POINTS
- “너무 매워서 급성 중독 위험”…덴마크 식품수의청, 삼양 불닭볶음면 3종 리콜
- 캡사이신 발표 오류 확인한 삼양, “4배 부풀려졌다” 덴마크에 반박 의견서 제출
- “먹지 말라니 오히려 난리”… ‘불닭볶음면’ 구글 검색 역대 최고, 시식 영상 화제
- 덴마크 리콜로 불닭볶음면 반전 홍보 효과 톡톡…”먹어 보자” 되려 해외 관심 급증
덴마크 정부가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을 리콜한 이후 오히려 불닭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치솟고 있습니다.
구글 검색 트렌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불닭’ 검색량은 이번 달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덴마크 식품당국의 리콜 사태가 오히려 불닭볶음면에 대한 광고 효과를 낳았다는 분석입니다.
덴마크 정부는 지난달 11일 삼양식품의 핵불닭볶음면 등 제품 3종에 대해 캡사이신 수치가 높아 급성 중독 위험이 있다며 현지 시장에서 회수하도록 조치했습니다.
글로벌 화제의 중심에 선 ‘불닭’의 리콜 전후 상황 자세히 알아봅니다. 컬처 IN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합니다.
나혜인 PD(이하 진행자): 한국의 ‘불닭’이 다시금 열기를 뿜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먼저 지난달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에 대한 덴마크 정부의 리콜 조치 상황부터 짚어볼까요?
유화정 PD: 덴마크 정부는 지난달 11일 한국 삼양식품의 매운 라면 제품 일부를 회수 조치했습니다. 이 제품에 포함된 캡사이신 함량이 소비자에게 독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는데요.
덴마크 수의식품청은 이날 성명을 통해 삼양식품의 ‘3배 매운 핵불닭볶음면(Buldak 3x Spicy & Hot Chicken)’, ‘2배 매운 핵불닭볶음면(Buldak 2x Spicy & Hot Chicken)’, ‘불닭볶음탕면(Hot Chicken Stew)’ 등 3개 제품에 대해 리콜을 발표했습니다.
수의 식품청은 “한 봉지에 든 캡사이신 수치가 너무 높아 소비자가 급성 중독을 일으킬 위험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면서 “특히 어린이들에게 해가 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해당 제품을 가지고 있다면 폐기하거나, 구입한 곳에 반품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불닭볶음면의 실제 매운맛은 어느 정도인가요?
유화정 PD: 매운 정도를 수치화한 스코빌지수(Scoville scale)는 시중에 파는 일반 라면이 600~2000 정도입니다. 일반 불닭볶음면은 4000대인데, 리콜 제품 중 가장 매운 ‘3X 핵불닭볶음면’은 1만 3200으로 일반 라면보다 약 7배 맵습니다. 2×핵불닭과 3×핵불닭은 한국에서는 판매되지 않고 해외로만 수출되는데, 3× 핵불닭 수출 대상은 약 80개국입니다. 삼양식품의 해외매출은 75%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큽니다.
덴마크에서 리콜한 불닭볶음면 제품. 사진 덴마크 수의식품청 발표문 캡처
진행자: 일반 라면의 약 7배가 된다니 맵긴 정말 맵겠네요. 그런데 덴마크 당국의 리콜 조치에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뜨거운 논쟁이 일기도 했다고요?
유화정 PD: 온라인상에서 많은 이들은 ‘덴마크 사람들이 매운 양념에 대한 포용도가 낮다’고 주장했는데요. 한 네티즌은 인터넷 커뮤니티 ‘레딧’의 라면 포럼에 “싱거운 새우 빵에 후춧가루를 약간만 뿌려도 너무 맵다고 생각하는 덴마크 친구가 있다”며 “덴마크 사람들이 매운 라면을 독극물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놀랄 일도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해당 글은 라면 포럼에서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았습니다.
소셜미디어 상에는 “원래 사람은 못 하게 하던가 못 먹게 하면 더 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590만 덴마크 인구 vs 2600만 호주 인구 삼양식품에는 오히려 호재다”
덴마크 정부 규제 덕에 불닭볶음면이 오히려 엄청난 광고 효과를 누리게 됐다” 등의 글이 올랐습니다.
진행자: ‘590만 덴마크 인구 대 2600만 호주 인구, 삼양식품에는 오히려 호재다’ 이 댓글은 호주 네티즌이 확실하네요. 정작 덴마크 소비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유화정 PD: 일부 덴마크 소비자들은 정부의 규제 조치에 판매 자체를 금지하는 건 합리인 것 같지 않다면서 “소비자는 얼마나 맵게 먹을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 덴마크 소비자는 AP 인터뷰에서 “자기가 못 먹는다고 다 못 먹는 건 아니다”라며 “불닭볶음면을 먹지 못하게 돼 몹시 화가 난다”고 불쾌감을 토로했습니다.
진행자: 덴마크 리콜 조치에 삼양식품은 덴마크 정부에 캡사이신 양의 측정법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취지의 반박 의견서를 제출했다면서요?
유화정 PD: 삼양식품은 국내 공인기관과 함께 캡사이신 양을 측정하고, 지난달 19일 덴마크 정부에 반박 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불닭볶음면의 캡사이신은 액상스프에만 일부 들어 있는데, 덴마크 측이 면까지 포함한 전체 중량으로 잘못 계산하는 바람에 캡사이신 수치가 부풀려졌다는 것이 삼양 측의 주장입니다.
삼양 식품은 덴마크 식품수의청이 국수에 대한 캡사이신이나 총 캡사이신 함량에 대한 구체적 측정치가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국수를 판매하는 덴마크 소매 웹사이트에 공개된 스코빌 척도 정보를 기반으로 캡사이신 수치를 계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결론적으로 제품 전체 중량이 아닌 액상스프 중량만으로 캡사이신 양을 계산해야 한다는 거네요. 덴마크 당국의 캡사이신 함량 계산이 어떻게 잘 못 됐다는 것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짚어보죠.
유화정 PD: 삼양식품은 “덴마크 당국이 제품 1 봉지 즉 면까지 포함한 전체 중량을 계산한 것”이라며 “면에는 캡사이신이 없으니 액상스프 중량을 토대로 계산하면 3X가 패키지당 25.7㎎, 2X가 패키지당 15.8㎎, 불닭볶음탕면이 패키지당 10.8㎎의 캡사이신 양으로, 덴마크 수의식품청의 계산보다 적어도 4배 이상 낮다”고 강조했습니다.
덴마크 당국은 리콜 처분을 내리면서 제품 전체 중량 140g을 기준으로 캡사이신양을 113㎎으로 계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액상스프 중량이 31g으로 캡사이신양은 25㎎ 정도로 봐야 한다는 게 삼양식품 측 주장입니다. 삼양식품 제품이 해외에서 ‘너무 맵다’는 이유로 리콜 조치를 받은 것은 처음입니다.
진행자: 덴마크 정부의 불닭 리콜 조치 후 해외 주요 언론들이 일제히 이 내용을 톱 뉴스로 다루면서 글로벌 화제의 중심에 올랐는데요. 특히 미 워싱턴포스트는 리콜 이후 불닭 인기가 치솟았다는 내용을 담았죠?
유화정 PD: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는 “불닭은 한국이 세계를 장악한 최신 문화 수출품으로, 최근 덴마크의 금지 조치로 인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덴마크 리콜 사태로 불닭이 세계 곳곳에서 헤드라인을 장식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강조하면서 틱톡에서 불닭과 관련된 키워드가 태그 된 게시물이 3억 6000만 건에 이르며, 유튜브에서는 수억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 BBC, AP, AFP 통신 등 세계 주요 외신이 토픽으로 다루고, 영국 가디언, BBC 등 일부 방송에서는 직접 불닭을 시식하는 영상을 공개하면서 불닭은 삽시간에 글로벌 화제의 중심에 섰습니다.
진행자: 호주 ABC 방송을 포함해 여러 호주 주요 매체의 불닭 시식 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크게 화제가 됐다면서요?
유화정 PD: 호주 10 News First 한 기자는 붉닭볶음면을 시식해 본 후 고통을 호소하며 연신 기침하고 “괜찮아요. 괜찮아요”라면서도 싱크대를 붙잡고 고통스러워하다가 “이래서 판매가 금지된 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는데요. 이를 지켜보던 앵커는 “저분은 매운맛에 좀 약한 것 같다”며 “저는 저 정도는 아니었다”고 다른 반응을 보였습니다.
더 가디언 오스트레일리아(The Guardian Australia) 기자들은 틱톡에 불닭볶음면 체험 영상을 게재하고 “너무 매워서 눈물이 난다”, “불닭볶음면을 접하고 인내심이 더 강해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영국 매체 가디언지는 불닭볶음면 제품을 기자들이 직접 시식한 체험기를 전하기도 했는데요. 리콜 대상이 된 세 종류의 제품 중 핵불닭볶음면 3×Spicy를 시식한 한 기자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내 영혼이 몸을 떠나던 순간만은 선명히 기억난다” 는 강렬한 후기를 전했습니다.
다만 세 가지 제품 중 가장 덜 매운 ‘불닭볶음탕면’에 대해서는 “점심으로 먹을만하다” “맛있게 맵다” “매운 고통은 입안에만 국한됐다” 등 우호적인 시식평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외신들이 부추긴 불닭볶음면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데, 구글에서 불닭 검색량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면서요?
유화정 PD: 구글 검색 트렌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불닭 검색량은 지난 12일 덴마크 정부 리콜 발표 직후부터 2주 새 수직 상승했습니다. 구글 웹 검색량 기준으로는 ‘덴마크’, ‘불닭 리콜’, ‘불닭 덴마크’가 2주 새 급등 검색어 1위~3위를 기록했고 이어 덴마크에서 금지된 불닭'(buldak banned in denmark) 검색량은 2950% 증가했고 ‘불닭 리콜'(buldak ramen recall)은 2250% 늘었습니다.
또한 불닭챌린지 영상이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데요. 209만 명 팔로워를 거느린 미국 유튜버 메이크업피타(Makeupbypita)는 불닭챌린지 영상을 올린 지 하루 만에 조회수 3만 회를 돌파했습니다.
불닭볶음면 시리즈는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매운 음식 먹기 챌린지를 유행시킬 정도로 인기를 끈 삼양식품의 수출 효자 상품인데 이번 사태 이후 불닭챌린지가 세계적으로 재점화되고 있는 양상입니다.
진행자: 예상치 못한 반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덴마크 리콜 조치 이후 글로벌 화제의 중심에 선 한국 불닭면의 현 상황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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