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rplane taking off from the airport runway at night. 3d rendering of a commercial flight taking off from an illuminated airstrip Credit: alvarez/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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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한국어프로그램은 ‘에코백(Eco Back), 다시 보는 환경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잘 몰랐던 호주와 한국의 환경 문제를 자세히 짚어보려한다. 이번 방송에선 난기류와 기후변화의 상관관계에 대해 살펴본다.
KEY POINTS
- 난기류, 크게 3가지로 분류돼…사전 대비 어려운 ‘청천난류’ 증가
- 한국, 난기류 발생 높은 지역…열대지역 가로 질러 뇌우 만날 가능성 높아
- 기후변화 심화될수록…난기류 빈도 늘고, 강도 강해져
- 비행기, 가장 안전한 교통 수단…”통계 고려시 우려할만한 수준 아니다”
최근 잇따른 난기류 비행 사고로 인해 고국과 호주를 오가는 한인 동포 여러분의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비행 사고에 영향을 끼치는 난기류, 기후변화로 인해 더욱 증가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난기류와 기후변화의 연관성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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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항공과 카타르항공의 난기류 사고가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며, 걱정되는 분들이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방송과 뉴스에선 그저 ‘난기류’가 사고의 원인이라고 하는데, 대체 난기류는 무엇이고, 왜 일어나는 것일까요? 또 난기류는 왜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는 것일까요?
SBS한국어프로그램은 스윈번공과대학교의 교수이자, 파일럿 출신인 록키 쿡(Rockie Kuok) 박사와 기후변화와 난기류의 상관관계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려 합니다.
Dr Rockie Kuok. Credit: SBS Korean
난기류란?
난기류란 기류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대기가 불규칙하고 불안정하게 움직이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난기류는 크게 3가지로 분류됩니다. 공기가 산을 넘어가며 생기는 ‘산악파 난류’와 따뜻한 공기가 상승해 발생하는 ‘대류성 난류’, 그리고 맑은 하늘에서 급격하게 흔들림을 유발하는 ‘청천난류’가 있습니다.
싱가포르항공 사고의 원인은 이 3가지 난기류 가운데 ‘청천난류’에 속하는데요. 특히 청천난류는 마른 하늘에 발생하는 난기류로 구름과 같은 시각적 단서가 없어 미리 대비하기가 더욱 쉽지 않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청천난류(Clear Air Turbulence)는 왜 발생하는 것일까요?
록키 쿡 박사는 제트기류와 뇌우, 산악파를 청천난류가 발생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An electrical storm is seen at Reedy Creek on the Gold Coast Monday, December 25, 2023. A woman has died after being struck by a tree after winds of 100 kph lashed the Gold Coast, bringing down trees and powerlines. (AAP Image/Dave Hunt) NO ARCHIVING Source: AAP / DAVE HUNT/AAPIMAGE
쿡 박사는 “첫번째 요인은 제트기류로, 제트기류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높은 고도에서 지구 주위를 순환하는 일종의 매우 빠른 속도의 기류 또는 바람”이라며 “일반적으로 제트기류 근처에서는 속도가 다른 여러 층의 기류가 모일 때 약간의 난기류가 발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싱가포르 항공 난기류 사고가 발생한 곳은 현지 시간으로 오후, 열대 지방의 고도 3만7000피트에서 발생했다”며 “그 고도까지 매우 강한 뇌우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고, 뇌우 구름 근처 지역에서는 강한 난기류 효과도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아울러 “세 번째 원인은 산악파”라며 “산을 향해 바람이 불 때 지형이 높은 일부 산악 지역과 산 반대편에서는 난기류를 만나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과 호주를 오가는 비행기 괜찮을까?
난기류 사고가 자주 발생함에 따라 한국과 호주를 오가는 한인 동포분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는데요. 한국과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는 난기류를 만날 확률이 높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동아시아 상공에서는 청천난류의 원인으로도 꼽히는 강한 제트기류가 형성되기 쉽기 때문인데요. 제트기류란 대류권 상부나 성층권의 하부 영역에 좁고 수평으로 부는 강한 편서풍을 의미합니다.
쿡 박사는 “북한에서는 특히 겨울철에 극 제트 기류가 북위 16도 정도에서 북위 40도 정도까지 남쪽으로 조금 이동하고 일반적으로 겨울에는 제트기류가 강해지기 때문에 남한 지역에서도 제트기류가 강할 가능성이 있다”며 “서울로 가는 비행기를 탔을 때 특히 겨울에는 바람이 강하고 확실히 매우 강한 난기류를 만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시아나항공 A350 항공기. Source: Asiana airlines
또한 한국과 호주를 오가는 비행은 뇌우가 강하게 발생하는 열대지역을 가로질러가 난기류를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쿡 박사는 “한국에서 호주로 가는 비행은 실제로 남쪽으로 향하고 열대 지역을 가로질러 갈 것”이라며 “열대성 기후는 뇌우를 더 자주 접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비행이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건너가고 일반적으로 제트 기류가 북반구와 남반구 모두에 분포하고 있다”며 “제트기류와 청천난류를 만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북반구가 겨울철이라면, 남반구는 여름철”이라며 “매우 다양한 환경 조건이고, 다양한 종류의 난기류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기후변화와 난기류
최근 비행 중 만나게 되는 난기류가 기후변화와 관련이 깊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후변화가 심각해질수록 난기류도 더욱 자주, 더 강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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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프로서(Mark Prosser) 영국 레딩대학교 교수의 논문 ‘지난 40년 동안 청천난류가 증가했다는 증거 (Evidence for Large Increases in Clear-Air Turbulence Over the Past Four Decades)’에 따르면, 청천난류로 인한 난기류는 1979년부터 2020년까지 50% 이상 증가했습니다.
또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나며 따뜻해진 공기가 제트기류의 풍속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나사 연구원 김수현 박사의 논문 ‘기후변화에 따른 다양한 원인으로 인한 상위 수준 항공 난기류에 대한 글로벌 대응(Global response of upper-level aviation turbulence from various sources to climate change)’에서도 기후변화에 따라 난기류가 더 자주 발생하고 강도가 심해질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해 난기류가 과거에 비해 약 2배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쿡 박사는 파일럿 입장에선 기후변화와 난기류의 연관성을 직접 파악하긴 힘들다며, 각 항공기의 통계를 모은다면, 기후변화와 난기류의 상관관계를 보다 명확하게 분석하는 학술 연구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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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파일럿은 한 번에 한 대의 항공기를 운행하기 때문에 청천난류와 관련한 확률을 느낄 수 없다”며 “다만, 전 세계적으로 비행하는 항공기의 모든 통계를 모으면 탄소 배출량과 같은 기후 변화 지표와 청천난류의 발생 관계를 살펴볼 수 있는 학술 연구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난기류 발생 증가하는데…비행기 탑승 안전할까?
기후변화가 심각해질수록 난기류 발생 위험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쿡 박사는 난기류는 파일럿이 처리해야 하는 기상 위험의 한 종류일 뿐이라며 우려를 일축했습니다.
쿡 박사는 “사실 난기류는 파일럿이 처리해야 하는 기상 위험의 한 종류일 뿐”이라며 “난기류 외에도 뇌우와 윈드시어(wind shear, 급변풍), 마이크로버스트(microburst), 겨울철 결빙 등 다양한 유형의 위험 요소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기상 위험 외에도 항공기 시스템의 고장 등으로 인한 기타 비정상적인 상황도 있다”며 “조종사는 날씨와 관련된 것이든 항공기 시스템과 관련된 것이든 다양한 유형의 비정상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항상 잘 훈련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쿡 박사는 대중들이 난기류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라며 우려를 잠재웠습니다.
그는 “비행 중 난기류에 대한 대중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은 잘 알고 있다”며 ” 하지만 파일럿이자 항공 연구자로서 저는 사실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통계를 보면 항공은 다른 모든 교통수단에 비해 여전히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이라며 “싱가포르 항공과 같이 극심한 강도의 청천난류를 만날 확률도 있으나, 이는 극단적인 경우이고 매우 낮은 확률로 통계를 고려할 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므로 승객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Source: Moment RF / Jose A. Bernat Bacete/Getty Images
그는 난기류와 상관없이 비행 중에는 안전벨트를 착용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쿡 박사는 “승객은 비행 내내 안전벨트를 착용하는 것이 항상 안전한 관행이고 좋은 습관”이라며 “비행 내내 기내 방송을 통해 항상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안전벨트를 매도록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한 조언도 건넸습니다.
그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가장 빠르게 몸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며 “기내에서 가장 안전한 물체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두고, 그것을 잡고 기내에서 몸을 고정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 두는 것이 좋다”고 마무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