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에서 청량음료까지… 건강 위협하는 초가공 식품
코일 박사는 “슈퍼마켓에서 구매한 제품의 절반이 초가공식품인 것을 알 수 있다”며 “사회 경제적 지위가 낮은 가구일수록 초가공 식품을 더 많이 구매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초가공 식품(Ultra-processed foods)에는 설탕이 든 시리얼, 가공육, 패스트푸드, 청량음료, 냉동 즉석식품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음식 중 상당수는 영양가가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지 세계보건연구원(George Institute for Global Health)의 연구원이자 영양사인 데이지 코일 박사는 “초가공 식품과 건강의 연관성에 대한 32개 항목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며 “이전의 연구들은 특정 질병 영역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이번 연구는 다양한 건강 결과를 살펴본 꽤 포괄적인 검토”라고 말했다.
데이지 코일 박사는 “초가공 식품과 관련해 불안을 포함한 정신 건강 장애뿐만 아니라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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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같은 연구가 초가공 식품과 건강의 문제를 단정적으로 연결시킬 수는 없겠지만, 초가공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여러 가지 질병에 기여할 수 있다는 증거는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번 연구에는 약 1000만 명이 참가했고, 이 연구에서 논의된 내용은 지난 3년 동안 리뷰 기사로 발표됐다.
알란 더블유 바클레이 박사는 시드니 대학교의 명예 부교수로 영양사이자 요리사다.
바클레이 박사는 사람들에게 더 건강한 식단을 제공하는 것은 복잡한 문제라면서, 사회경제적 요인이 핵심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바클레이 박사는 “나이 든 사람들이 젊은 사람들보다 초가공 식품을 훨씬 덜 소비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이 흥미롭다”며 “호주 젊은이들이 주택 불평등과 같은 다양한 문제들로 인해서 심각한 재정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경제적인 측면을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이지 코일 박사는 잘 먹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돈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데 동의했다.
신선한 과일과 야채와 같은 건강에 좋은 음식에 보조금을 준다면 사람들이 더 쉽고 저렴하게 신선 식품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제안이다.
코일 박사는 “몇 년 전 실시한 초가공 식품 구매를 위한 조사를 살펴보면 슈퍼마켓에서 구매한 제품의 절반이 초가공식품인 것을 알 수 있다”며 “사회 경제적 지위가 낮은 가구일수록 초가공 식품을 더 많이 구매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바클레이 박사는 나이가 많은 호주인일수록 긴 통근 시간으로 시간이 부족한 젊은 층보다 음식을 더 잘 준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바클레이 박사는 “사람들이 건강에 좋은 음식이 무엇인지를 잘 모르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도 잘 모른다. 시간도 없다”라며 “시간 관리와 관련해 전체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특히 일부 호주 대도시의 경우 통근 시간이 최대 한 시간이 넘는다”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초가공 식품은 비타민과 섬유질이 낮고 지방, 설탕, 소금이 많이 첨가된 경향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코일 박사는 음식의 중독성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코일 박사는 “짜고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식들을 사람들이 좋아한다. 우리는 종종 이러한 음식들이 칩스와 같다는 것을 발견한다”라며 “칩스는 짜기만 한 것이 아니라 달기도 하고, 한 봉지를 산 후 또 한 봉지를 사고… 몇 개 먹고 나서 치워버린다고 하면서 먹는 것을 멈출 수가 없다. 비스킷이나 과자 같은 것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코일 박사는 이런 음식들이 중독성이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어떤 성분이 음식들을 중독성 있게 만드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잠재적으로 건강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음식을 즐겨 먹을 수 있는 안전한 방법은 무엇일까?
남호주 대학교의 영양 식품 과학 학위 프로그램 책임자인 에반젤린 만치오리스 박사는 답안지는 하나가 아니라며 매우 다양한 답이 나올 수 있다고 말한다.
만치오리스 박사는 “개인의 건강 문제에 달려있다”라며 “가족 중 의학적인 병력이 있다면 가능한 이런 음식을 적게 섭취해야 한다”라고 조언한다.
만치오리스 박사는 “아직 안전한 기준에 대한 답을 찾기는 힘들지만 모든 사람들이 이 같은 음식을 최대한 적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하루 한 끼 혹은 두 끼라도 초가공식품 섭취를 줄인다면 이전보다 훨씬 나아질 것이다. 연구 결과 초가공 식품을 더 많이 섭취할수록 질병에 걸릴 위험성이 더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일이나 야채를 더 많이 먹는 것이 좋은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런 가운데 연구진들은 포장 전면 라벨, 광고 제한, 학교, 병원 근처에서의 판매 금지 등 초가공 식품에 대한 공공 정책과 조치들이 시행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저자들은 마치 담배 포장에 경고 문구가 있는 것처럼 유엔 기구들이 초가공식품에 유사한 경고문을 담아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