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켓 엄청난 수익에도 농가 어려움 호소… 의회 조사활동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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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인들이 생계비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슈퍼마켓들이 가격 담합을 일삼는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자 의회 위원회가 조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A woman in the fresh produce aisle of a supermarket

The federal government has announced a review of the food and grocery code of conduct amid claims of price gouging. Source: AAP / Diego Fedele

KEY POINTS
  • 2023년 울워스와 콜스 수십억 달러 이익 달성
  • 가격 담합 의혹에 2023년 10월, 의회 조사 위원회 활동 시작
  • 앤소니 알바니지 연방 총리 “슈퍼마켓들이 제품을 싸게 구입하면 소비자 가격도 내려가야 한다”

식료품 가격 상승에 대한 연방 의회 조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조사 결과에 따라서 주요 슈퍼마켓들에 대한 모든 옵션들이 테이블 위에 놓일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노동당 정부에서 장관을 역임한 크레이그 에머슨이 식품 및 식료품 윤리 강령을 조사하는 총책임자로 발표됐다.

앤소니 알바니지 연방 총리는 콜스나 울워스와 같은 대형 슈퍼마켓들이 번 돈을 고객에게 전가하지 않는다는 의혹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알바니지 총리는 나인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슈퍼마켓들이 제품을 싸게 구입하면 소비자 가격도 내려가야 한다”라며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시스템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것은 시장 지배력의 남용”이라고 강조했다.

호주인들이 생계비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슈퍼마켓들이 가격 담합을 일삼는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자 지난해 10월 의회 조사위원회가 결성된 바 있다. 위원회는 소매업체와 도매업체의 행동을 규제하는 슈퍼마켓 산업 규정이 해당 부문의 비즈니스 행동 기준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슈퍼마켓 대기업 콜스는 “가격은 시장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며, 수요과 공급뿐만 아니라 계절적 상황에 따라서 가격이 결정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울워스는 고품질의 농산물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공급업체에 공정한 시장 가격을 제공하기 위해서 적절한 균형을 맞추는 데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슈퍼마켓의 제품 가격 상승을 조사하는 이유는?

2023년 슈퍼마켓 대기업들이 수십억 달러의 이익을 달성하자 농부들이 버는 돈과 슈퍼마켓 상품의 가격 사이에 격차가 존재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생산 원가가 올라가고 그 어느 때보다 농부들의 사기가 저하된 상태에서 농부의 30%가 업계를 떠날지 고민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전국농부협회 원예 위원회(National Farmers Federation of the Horticultural Council)의 제레미 그리피스 대변인은 위원회의 조사 활동이 단순히 소비자 문제에 국한되어서는 안되며 공급망 부문 전체를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리피스 대변인은 SBS 뉴스에 “모든 사람들이 소비자가 받는 제품에 대한 가격과 농부가 받는 상품 가격에 대한 등식의 양면을 확실히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리피스 대변인은 생산 비용이 계속해서 치솟고 있지만 지난 10년에서 15년 동안 농부들이 판매한 제품의 가격은 거의 오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리피스 대변인은 시스템이 고장난 것이라며, 정부가 소비자와 농가 모두를 가격 담합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리피스 대변인은 “규제 당국이 상품을 사고파는 슈퍼마켓 데이터에 실시간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출발점이 될 수 있다”라며 “과거 데이터에 접근하고 싶고 그들이 무엇을 판매하고 실제 마진이 얼마나 됐는지를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피스는 정부가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에 더 많은 자원을 제공하는 법안을 마련하고, 벌칙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진보적 성향의 싱크탱크인 호주연구소의 그레그 제리코 수석 경제학자는 콜스와 울워스가 가격 담합자로 나선 만큼 이번 조사 활동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제리코는 “울워스와 콜스는 시장 지배력을 지니고 있다. 어떤 면에서 가격을 결정할 수 있다. 그들은 수요에 대해 많이 반응하지 않고, 다른 경쟁사에 대해서도 반응하지 않는다”라며 “경쟁이 정말 치열할 때는 최저가를 제시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제리코는 “가격을 낮추는 열쇠는 경쟁이다. 경쟁하는 업체가 두 곳이 아니라 더 많다면 사람들을 유혹하기 위해서 가격을 낮추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리코 역시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에 더 많은 조사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