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인들의 전통 크리스마스 식탁에 로스트 칠면조 요리, 자두 푸딩, 새우 등은 필수 식단으로 오르게 된다. 하지만 전통 크리스마스 식단은 크게 변하고 있다.
The Herrera familay, from the Philippines, enjoy traditions from their homeland on Christmas Eve. Source: SBS
필리핀 출신의 이민자 앤소니 헤레라가 가족들을 위해 크리스마스 이브 만찬을 위해 준비하는 식단은 매우 각별하다.
‘노체 부에나'(Noche Buena, 스페인어로 good night을 의미)로 불리는 필리핀인들의 크리스마스 만찬은 밤참에 가깝다.
앤소니 헤레라는 각별히 자신의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레촌'(lechon)이라 불리는 숯불 돼지구이를 핵심 요리로 식탁의 중앙에 자리잡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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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더해 바비큐 꼬치구이, 꿀 바른 다양한 햄과 자색고구마를 비롯해 필리핀의 전형적인 달콤하고 견과류 향의 요리를 준비한다.
앤소니 헤레라는 “그래도 마당에서의 숯불 바비큐가 가미돼야죠. 그리고 후식은 주로 과일 샐러드에 연유를 뿌려 준비합니다”라고 설명한다.
A selection of Filipino dishes enjoyed by Herrera’s family on Christmas Eve. Source: Supplied / Anthony Herrera
반면 대다수의 영국계 호주인들은 여전히 글레이즈드 햄이나 로스트 칠면조, 자두푸딩, 그리고 새우를 크리스마스의 필수 식단으로 선택한다.
여기에 샐러드와 패션프루트를 가미한 파블로바 역시 필수 메뉴다.
하지만 호주에 정착한 이민자들의 크리스마스 식단은 상당부분 판이하다.
2021 센서스에 따르면 호주 전체 인구의 약 28%가 해외 출생자이며, 이들 부모 가운데 최소 한편이 해외 출생자인 경우도 거의 절반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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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이후 약 100만 명 이상의 새로운 이민자가 호주에 정착했고 이들 가운데 22만여 명이 인도 출신으로 가장 큰 성장세를 보였다.
필리핀에서 출생자도 호주에 31만 명 이상이 정착한 상태다.
앤소니 헤레라는 필리핀 마리키나 출신으로 호주에 지난 2013년 정착했으며, 멜버른에서 아내와 함께 필리핀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변화하는 호주의 크리스마스 식탁
시드니에서 NEL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넬리 로빈슨.
그는 2010년 호주로 이민 오기 전까지 15살때부턴 영국 및 유럽 여러 나라의 요식업계에서 경력을 쌓았다.
넬리 로빈슨은 “북반구의 겨울철 크리스마스에 익숙한 나는 호주에서 처음 맞은 크리스마스날 본다이 해변가에서 크리켓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기억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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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요리 프로그램 진행자 린디 밀란은 “크리스마스 식단은 각자의 취향과 전통 그 자체이다”라고 주장한다.
그는 “각자가 즐그는 음식이야 말로 각자의 유산과 전통을 지키는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호주의 크리스마스의 전통을 각양각색이다”라고 말한다.
린디 밀란은 “호주의 크리스마스가 딱히 어떻다라고 특정짓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각자의 문화적 배경에 따라 특정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런 점에서 호주의 크리스마스 식단은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는 것.
전통의 대물림
지난 2010년 호주에 정착한 이집트 출신의 이민자 마리암 키롤로스는 가족 모두 콥트 정교회 신자들로, 신앙적 전통을 이어간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는 단식으로 하고 크리스마스 날 아침 가족들이 함께 모여 백미, 고기, 빵 등으로 조찬을 나눈다.
이들에게 크리스마스는 동방정교회와 마찬가지로 율리우스력에 따라 1월 7일이다.
A selection of sweet and savoury dishes enjoyed by Mariam Kirolos’ family. Source: Supplied / Mariam Kirolos
This story has been produced in collaboration with SBS Filipino and SBS Arabic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