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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글로벌 대유행 때문에 집에서 유튜브, 넥플릭스를 보는 사람이 TV를 시청하는 사람보다 늘어나고, 온라인 쇼핑을 하는 사람들이 오프라인 쇼핑을 하는 사람보다 많아지자 광고 시장에서도 지각변동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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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글로벌 대유행 때문에 집에서 유튜브, 넥플릭스를 보는 사람이 TV를 시청하는 사람보다 늘어나고, 온라인 쇼핑을 하는 사람들이 오프라인 쇼핑을 하는 사람보다 많아지자 광고 시장에서도 지각변동이 발생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현지시간) 코로나19 영향으로 사람들이 미디어를 즐기고 쇼핑하는 행태가 바뀌면서 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 등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광고 시장 규모가 올해 처음으로 전통 미디어 광고 지출 규모를 뛰어넘었다고 보도했다.

기존 방송국, 뉴스 공급 업체 등 올드 미디어들에 의해 발생한 온라인 광고 매출을 제외하더라도 디지털 마케팅에 투입된 광고비는 전 세계 5300억달러(약 641조350억원) 광고비의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글로벌 1위 광고대행사 WPP의 미디어 투자 그룹인 그룹엠이 발표했다. 다국적 마케팅 조사 기업 IPG미디어브랜드 산하 조사기관인 마그나도 지난주 비슷한 내용의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20세기 TV의 등장에 따른 광고 시장 지각변동이 온라인 매체 발달로 다시 일어나고 있다고 FT는 해석했다.

특히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대유행이 광고 시장 판도를 바꿨다. 코로나19로 글로벌 총 광고 지출액은 전년 대비 11.8% 줄어들었다고 그룹엠은 밝혔다. 하지만 광고비 지출이 줄어든 고통은 균등하게 배분되지 않았다. 전통적인 매체가 새로운 온라인 매체보다 더 큰 타격을 입었다. 디지털 광고 지출은 전년 대비 2.4%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TV·신문·옥외광고 등 전통적인 미디어에 대한 광고비 지출은 전년 대비 20.7%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전통 매체들이 온라인 광고로 벌어들인 수익을 포함시킨 전망치다. 일부 분석가들은 코로나19 타격으로 총 광고 지출이 급락하면서 온라인 광고 시장도 수축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상황은 정반대가 됐다. 빈센트 레탕 마그나 글로벌 전망 책임자는 “페이스북과 구글 광고 중 3분의 2가량이 지역 광고”라며 “소규모 지역 사업자들이 봉쇄조치 기간 중 처음으로 생존을 위해 디지털 광고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WPP 산하기관인 더앤파트너십의 창리자 조니 혼비는 “지난 3개월간 디지털 광고 매출이 지난 3년간의 증가폭으로 올랐다”며 “사람들이 온라인 쇼핑을 더 많이 하게 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발생했고, 이 같은 경향은 바뀌지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브라이언 와이저 그룹엠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책임자는 “소규모 기업체들의 지출이 광고 시장에서는 점점 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디지털 광고가 총광고비의 50% 문턱을 넘어서게 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기업들이 타격을 입으면서 전통 미디어를 통해 브랜드를 홍보하는 대신, 지출을 줄이고 온라인에서 실제 구매를 유도할 수 있는 더 값싼 마케팅 수단을 동원하게 됐다고 FT는 해석했다. 코로나19로 4월과 5월 전통 매체를 보는 시청자들도 늘었지만, TV 광고 지출은 전년 대비 17.6% 하락한 뒤 후년에는 6%가량 오를 거라고 그룹엠은 전망했다. 신문 광고 지출은 올해 26% 줄어들 거라고 그룹엠은 덧붙였다.

광고 시장에서 이 같은 지각변동은 특히 TV 방송국에 큰 타격을 입힐 거라고 업계 관게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과거 신문 광고 시장이 금융위기로 큰 타격을 입은 것과 같은 현상이 TV 광고 시장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광고협회(WFA)는 글로벌 광고 시장이 회복하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WFA의 이번달 설문조사 결과 글로벌 기업들은 광고 지출을 향후 6개월간 더 미룰 거라고 답했다. 스테판 로어크 WFA 최고경영자(CEO)는 “불확실성이 기존 경기 침체 때보다 더 길게 이어질 것”이라며 “수요가 늘고 공급은 증가하면서 광고 수요자가 더 많은 파워를 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