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의 초강경 우파 정부가 사법부의 권한 대폭 축소하는 법안을 결국 처리하면서 시민들의 시위는 한층 격렬해지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의 초강경 우파 정부가 사법부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기 위한 첫번째 법안 처리를 끝내 강행했다.
이스라엘 의회는 24일(현지시간) 집권 연정이 발의한 ‘사법부에 관한 기본법 개정안’을 표결 끝에 가결 처리했다.
야권은 막판까지 이어진 협상 결렬에 반발해 최종 표결을 보이콧했고, 여권 의원 64명의 찬성으로 법안 처리는 종결됐다.
법 개정에 따라 앞으로는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난다고 판단되는 장관 임명 등 행정부의 주요 정책 결정을 이스라엘 최고 법원인 대법원이 사법심사를 통해 뒤집을 수 없게 된다.
이로써 이스라엘 시민들의 강력한 저항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우려 속에 7개월 동안 이어져 온 ‘사법정비’ 논란은 이스라엘 강경론자들의 의도 대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미국 등 국제사회의 우려와 국내적인 시위는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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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사회적 분열
이스라엘 정부의 이 같은 강경한 움직임에 대해 야권은 물론이고 기업체 단체 및 시민단체들이 대거 반발하고 있어 이스라엘은 심한 분열상을 겪을 전망이다.
야권을 이끌고 있는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는 “현 정부와는 이스라엘의 민주주의를 보장하기 위한 대화를 할 수 없다”며 협상 결렬을 선언한 바 있다.
그는 이어 “정부와 연정은 나라가 나아갈 방향을 정할 수는 있지만 나라의 성격을 바꿀 수는 없다”고 비판하면서 “네타냐후 총리는 약해 빠졌다. 사실상 총리가 없는 상태다. 그는 극단주의자와 메시아주의자의 꼭두각시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사당 밖에서는 인근에 천막을 친 수만명의 시위대가 밤샘 시위를 벌였다.
시위 참가자들은 또 이날 날이 밝자마자 의사당과 인근에 거주하는 여당 의원 자택 근처에서 ‘인간 사슬’을 짜고 연좌시위를 벌이며 법안 처리 저지를 시도했다.
경찰은 의사당 주변에 바리케이드를 친 채 시위대의 접근을 막았으며, 수천명의 병력과 물대포 등을 동원해 시위대 해산을 시도했다.
경찰 바리케이드 인근에서는 시위대와 경찰관들이 충돌하는 상황도 벌어졌고, 물대포를 머리에 맞은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다쳤고 수십명이 체포됐다.
시위대는 법안이 처리된 뒤에도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반정부 시위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Police officers use water cannons to evacuate protesters in Jerusalem. Source: Getty / Amir Levy
이스라엘의 대기업체들과 노조 단체도 반정부 시위대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스라엘이 직면한 위협과 도전의 크기를 감안할 때 이스라엘 지도자들이 사법정비를 서두르는 게 이치에 맞지 않는다. 국민을 합의로 이끄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공식 우려를 표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