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그룹 수장 프리고진에 무너진 푸틴 ‘절대권력’…프리고진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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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반란을 일으킨 러시아 용병기업 와그너 그룹이 모스크바를 코앞에 둔 상태에서 반란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대의 위기를 모면했다

무장반란을 일으킨 러시아 용병기업 와그너 그룹이 모스크바를 코앞에 둔 상태에서 반란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대의 위기를 모면했다.

거침없이 진격하던 와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모스크바 코앞에서 협상을 통해 철수를 결정했고, 러시아는 그가 벨라루스로 떠나는 조건으로 그와 병사들을 처벌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마주보고 달리는 기차처럼 정면충돌이 불가피해 보였던 양측이 한발씩 물러나면서 24시간에 걸친 반란 사태는 극적으로 해결됐지만, 푸틴 대통령의 리더십에 치명타가 될 전망이다.

자신이 믿고 쓴 바그너 그룹으로부터 등에 칼을 맞은 데다, 상황 수습도 결과적으론 자신이 부하처럼 대하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손에 맡긴 셈이라 이래저래 체면을 구기게 된 것.

실제로 미 뉴욕타임스(NYT), CNN 방송 등은 푸틴 대통령은 23년간 러시아를 통치한 이래 가장 심각한 위협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몇 달간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러시아 군 수뇌부를 공개 비판할 때 푸틴 대통령은 입을 다물고 침묵했다.

‘전술의 달인’인 푸틴 대통령이 충성스러운 부하를 내세워 군 수뇌부를 견제하려는 ‘큰 그림’을 그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바그너 그룹이 러시아 남부의 주요 군사 거점인 로스토프나도누 군 사령부를 장악하고, 모스크바 200㎞ 앞까지 진격하며 크렘린궁을 위협하면서 이런 시나리오는 무색해졌다.

푸틴 대통령이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 직후 직접 TV 연설에 나서 프리고진의 반란은 “반역”이라며 강경 대응에 나설 뜻을 밝히면서 상황은 더 명확해졌다.

CNN은 “푸틴이 그동안 유지해 온 독재 체제의 궁극적 장점인 완전한 통제력이 하룻밤 사이에 무너지는 것을 목격하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엘리트들은 대통령의 흔들리는 정권과 그 정권이 더러운 일을 하기 위해 만든 용병 ‘프랑켄슈타인’ 사이에서 실존적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1999년 12월 31일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 임명된 이후 푸틴 대통령이 이처럼 극적인 도전에 직면한 적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프리고진은 누구인가

프리고진은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을 이끌고 우크라이나 전쟁 최전선에서 싸운 인물이나, 러 군부를 향한 불만이 쌓이면서 끝내 완전히 등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프리고진은 푸틴 대통령의 신임을 받던 최측근이었기에 그가 진격 방향을 러시아 본토 쪽으로 바꾼 것은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프리고진은 사기, 성매매 알선 등 잡범 출신으로 알려졌지만, 1980년대 복역을 마치고 출소해 식당을 차리며 외식사업을 시작했다가 푸틴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푸틴 대통령이 즐겨 찾는 식당을 운영하며 사업을 확장한 그는 푸틴 대통령의 만찬과 크렘린궁에서 열리는 연회까지 도맡으면서 ‘푸틴의 요리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가 본격적으로 러시아에서 세력을 형성한 것은 2014년 용병업체 바그너 그룹을 창설하면서부터이다.

바그너그룹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우크라이나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 친러시아 분쟁 등에 투입돼 전투 작전을 벌이며 러시아 정부를 도왔다.

시리아, 리비아, 말리, 수단,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베네수엘라 등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독재자의 요청으로 내전에도 개입했다.

이 과정에서 고문과 학살 등으로 악명을 떨치기도 했다.

Man in army clothes and cap lookign our a car window

Yevgeny Prigozhin is a former Putin ally. Source: AAP / 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