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트랜드 키워드 가운데 하나가 ‘평균실종’이다. 중간이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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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트랜드 키워드 가운데 하나가 ‘평균실종’이다. 중간이 없다는 뜻이다.

진행자: 한국의 최신 트렌드를 엿보는 궁금한 디제이의 K트렌드 꿰뚫기 시작합니다. 전수진 리포터 연결돼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전수진: 2023년 트랜드 키워드가 바로 평균실종입니다. 중간이 없다는 뜻인데요. 자본주의는 생태적으로 부익부 빈익빈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죠. 보통 상중하 가운데 중간이 많으면 우리는 ‘살기좋은 사회다’ 라고 말을 하는데요.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2년이 넘게 차별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경제, 사회, 교육 문화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모든 원인은 디지털화 되면서 양극화 현상이 더 두드러진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 중 오늘 소개 해 드릴 평균실종의 트렌드, 바로 욜로족과 파이어족 입니다.

진행자: 욜로족과 파이어족이라… 들어는 본 것 같은데, 역시 신조어는 난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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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진: 욜로족과 파이어족은 MZ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인데요. 정 반대의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 이 두 라이프 스타일이 모두 트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먼저 욜로족에 대해 소개를 해 드릴게요. 욜로족은 ‘인생은 한번뿐이다’ 를 뜻하는 YOU ONLY LIVE ONCE의 앞글자를 딴 용어로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며 소비하는 태도를 말합니다. 즉, 미래 또는 타인을 위해 희생하지 않고 현재의 행복을 소비하는 라이프 스타일인데요. 욜로족은 내 집 마련이나 노후준비 보다는 당장의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취미생활, 자기 계발 등에 더 많이 투자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욜로족의 소비는 단순히 물욕을 채우는 것을 넘어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는 과정에 있다는 점에서 충동 구매와 구분됩니다.

진행자: MZ세대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 중 하나가 바로 라떼는…(나때는 말야 라는 뜻 입니다.)이죠.  그런데 정말 저희 때는 직장생활하면서 결혼자금을 모으고 결혼하면서는 내 집 마련 꿈을 꾸면서 또 돈을 모으고…

집을 사고 나면 자식들 결혼자금을 모았다가 마지막엔 노후자금까지… 사실 쓰는 것 보다 모으는 걸 우선시 하고 살아갔었는데… MZ세대는 정 반대의 라이프 스타일을 원하는군요.

전수진: 욜로족은 세계적인 트렌드인데요. 미국의 MZ세대의 경우 자신의 부모세대보다 재정적으로 더 나은 삶을 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미국의 24~35세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중 42%가 ‘월급을 저축 대신 생활비로 쓰고 있다’ 고 답했습니다. 불확실한 미래보다 현재에 투자하는 욜로족의 트렌드가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은거죠.

진행자: 월급을 받아 생활비로 다 써버리고 나면, 정작 나이가 들어 내가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없을 때 모아둔 돈이 없으니 생활하기 힘들어지지 않을까요?

전수진: 그런 고민 자체를 하지 않는 게 욜로족이죠. 한때 유명했던 영상이 하나 있는데요. 한 여성이 등장해서 ‘동생이 커피값을 아껴야 겠다고 말 한 뒤 집으로 돌아오는 중 사고가 나서 하늘나라로 떠났다. 커피값 아끼지 마세요. 지금 하고 싶은 거 하세요. 우리의 미래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라고 사람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를 하는 영상이었는데요.

이 영상이 욜로들의 마음의 불을 더 지폈죠. 아무도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투자를 하는 것 보다 나는 오늘의 행복을 위해 살겠다, 라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진행자: 사실 또 틀린 말은 아니기 때문에 본인이 원하는 라이프 스타일대로 살아가는 것을 응원합니다. 그런데 처음에 양극화, 평균실종에 대해 말씀 하셨잖아요. 그렇다면 이렇게 오늘만 사는 욜로족의 반대말이 파이어족인가요?

전수진: 그렇습니다. 파이어족은 경제적 자립을 통해 빠른 시기에 은퇴하려는 사람을 말 하는데요. 젊었을 때 임금을 극단적으로 절약해 노후 자금을 빨리 확보해, 늦어도 40대에는 퇴직하려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진행자: 한국의 대기업 정년퇴직 나이가 60세죠. 그런데 파이어 족들은 20년을 일찍 퇴직하기 위해서 젊은 청춘을 퇴직금 모으는 일에 모든 에너지를 쏟는군요. 욜로족과 정 반대의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네요.

전수진: 그렇습니다. 조기 은퇴는 40대가 되기 전에 노후생활 자금을 준비해야 하는 게 핵심인데요. 그래서 다양한 유형의 파이어 족들이 등장을 합니다. 먼저 직장생활을 마치고 저녁에 배달 일이나 대리운전을 하는 사람들이 늘었습니다. 하루에 투 잡 쓰리잡을 해서 돈을 악착같이 모으는 유형이 있고요. 다음은 주식시장은 불안하고 금리는 오르고 투자를 통해 수익 구조를 늘리기 어려운 요즘 세상, 수입을 크게 늘리기 어렵다면 생활비를 최소한으로 할 수 밖에 없어 귀촌을 하는 사람들도 늘어났습니다.

진행자: 비싼 물가를 자랑하는 도심에서 벗어나 귀촌을 선택해 생활비를 아끼겠다는 뜻이군요.

전수진: 그렇습니다. 귀촌을 했다고 해서 반드시 귀농을 할 필요는 없죠. 도심에서 벗어나 마음의 여유를 갖고 살아간다는 그 자체가 파이어족이 진정 추구하는 가치이기 때문인데요. 외벌이 공무원인 한 가장은 어느 날 서울을 떠나 경기도 광역시 아파트로 이사를 했습니다. 아들이 둘이나 있는데 서울의 사교육 시스템은 그저 그림의 덕일 뿐이죠. 게다가 약육강식 논리만 체득하게 만드는 서울의 교육 환경이 마음에 들지 않아 시골 학교에서 자연을 벗삼아 자랄 수 있도록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적하고 평화로운 시골 생활에서 비싼 커피를 마시지 않아도 아무 흙이나 돌에 걸터 앉아 믹스 커피 한잔 만 해도 마음이 여유롭다고 하네요.

진행자: 조기 은퇴를 하고 아이들과 생활비를 절약해 가며 시골에서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살아가는 파이어족..어쩐지 한편으로는 낭만있다는 생각도 드네요.

전수진: 그렇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중요한 부분이 있는데요. MZ세대는 디지털 노마드로 파이어족을 원합니다. 디지털 노마드란, 첨단 기술과 유목민의 합성언데요. 일과 거주에 있어 유목민처럼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창조적 사고를 갖춘 사람을 뜻합니다. 노트북이나 스마트 폰을 이용해 장소에 상관하지 않고 여기저기 이동하면서 업무를 보는 것을 일컫는 말인데요. 요즘 트렌드에 어스틱 라이프라고 있는데 도시와 완전히 단절되기 보다는 일정 시간 동안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한적한 시골에서 여유와 편안함을 추구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은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살 수 있는 시대이기 때문에 가능한거죠,

진행자: 쉽게 예를 들어보자면 스마트 폰만 있으면 뭐든 가능한 유튜버의 삶을 살면서 시골에 가서 편안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되겠네요. 

전수진: 그렇습니다. 36세의 한 청년은 파이어족이 되어 평창의 한적한 시골 마을로 이주 했는데요. 혼자서 다소 허름한 농가를 다듬어 주거 공간으로 사용하고 마당 한편의 작은 땅을 이웃 어르신들의 도움으로 개간해서 미니 텃밭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동네 어르신들이 농사 짓고 남은 과일을 주면 과일주를 직접 담그기도 하고 과일주를 담그고 장판을 개조해서 ‘장판농법’을 실험 해 보기도 하는데요. 시골에는 살지만 농업을 밥벌이로 하지 않는 거죠. 그는 1인 기업이자 어학 전문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한국인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대신 영어권 외국인이 한국어 문법을 배우는 걸 돕는 책을 저술했고 영상 컨텐츠를 꾸준히 제작하고 있습니다. 한국어 문법을 이해하기 쉽도록 돕는 전문 강사인데요. 그야말로 ‘디지털 노마드’인 셈이죠.

진행자: 욜로족과 파이어 족.. 어떤 삶이 더 나은가..참 어렵습니다. 오늘 만 있는 것처럼 살아가는 욜로족.. 젊을 때 돈을 바짝 모아 40대가 되기 전에 은퇴하는 파이어 족.. 정 반대의 성향을 가진 것 같지만 결국 내가 원하는 삶으로 행복을 느끼겠다는 그 의지만큼은 같아 보입니다. 내가 어떤 삶을 선택 하느냐..어떤 삶을 선택해야 행복한가는 전적으로 본인의 선택에 달려있죠. MZ세대가 선택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전수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