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2024년 올림픽 앞두고 노숙인 지방 이주 계획 추진… 일부 지역 반발도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프랑스 정부가 노숙인들을 파리 밖으로 이주시킬 계획이지만 임시 숙소 공간으로 거론된 일부 지역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4년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노숙인들을 파리 밖으로 이주시킬 계획을 추진함에 따라 노숙인 수용이 예상되는 일부 지역들로부터 비판이 일고 있다.

정부는 3월 중순부터 프랑스 전역의 공무원들에게 수도로부터 많은 노숙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임시 지역 숙박 시설”을 만들 것을 요청했다. 노숙자들 중 대부분이 이민자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리비에 클라인 주택부 장관은 이달 초 의회에서 9월부터 시작되는 럭비 월드컵과 내년 7월과 8월 올림픽 기간 동안 예상되는 숙박 시설 부족 때문에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노숙자들을 위한 긴급 숙박 시설로 사용해왔던 저가 호텔들은 스포츠 팬들과 휴가객들을 받을 계획이다.

클라인 장관은 정부가 노숙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호텔 수용 능력이 “다가오는 행사들로 인해 3,000-4,000곳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와 같은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 지방에 숙소 공간을 개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임시 숙소 공간으로 거론된 일부 지역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브르타뉴 북서부에 있는 브루즈의 시장인 필리프 살몬은 인구 18,000명의 마을에 새로운 숙소를 짓는 것에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라며 노숙자 시설을 만드는 것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노숙자 지원 단체인 ‘연대 노동자 연맹’의 대표 파스칼 브라이스는 “파리 지역의 거리보다는 프랑스 전역의 양호한 환경에 노숙자들을 수용하겠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긍정적”이라면서도 그들이 필요한 자원을 투입할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좌파 성향의 프랑스 언보우드당의 아드리앙 클루에 의원은 정부가 “2024년 올림픽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노숙자들을 강제로 이동시키는, 모든 권위주의 정권의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중국 당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전에 중국 거리에서 거지와 노숙자, 노점상들을 몰아내고 그들의 고향 지역으로 돌려보냈으며, 브라질 또한 2016년 올림픽에서 한밤중에 노숙자들을 관광지에서 쫓아내 논란이 있었다.

전국의 지방에 노숙자 수용 시설을 만들기 위한 프랑스의 계획은 인구 밀도가 높은 파리에서 이민자들과 사회적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을 지방으로 분산시키려고 노력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정책과 일치한다.

지방에 난민들을 위한 주거 시설을 만들겠다는 방안은 이미 폭발적인 이슈가 되었고, 일부 지역 주민들과 극우 운동가들, 시장들의 격렬한 저항을 불러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