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에서 만나는 한국 아동 작가들의 ‘글이 없는 그림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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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에서 만나는 한국 아동 작가들의 ‘글이 없는 그림책전’

이번 전시는 호주 현지에서 한국 아동문학을 효과적으로 홍보하고 관련 분야의 양국 간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서 기획됐다.

7월 7일까지 시드니 한국 문화원에서 한국 인기 아동 작가들의 ‘글이 없는 그림책전’이 열립니다.

지난주 화요일 한국문화원에서는 개막 행사가 열렸는데요, 브리즈번 작가 축제에 공식 초청된 이지현 작가와 이기훈 작가, 정동지 책임 학예사도 개막식을 찾았습니다.

이번 전시는 올해 브리즈번에서 열리는 작가 축제에서 한국이 ‘중점 국가(Country of Focus)’로 선정된 것을 기념해 열렸는데요, 호주 현지에서 한국 아동문학을 효과적으로 홍보하고 관련 분야의 양국 간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서 기획됐습니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그림책 중에서도 과감하게 글을 없애고 그림만으로 스토리를 전달하는 ‘글이 없는 그림책’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한국문화원의 김지희 원장은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한국 문학이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번 전시는 국제적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는 한국의 그림책 그리고 그림책 작가들을 소개하기 위해서 기획된 전시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깊어지고 있는데요. 한국의 그림책은 그중에서도 최근 크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분야입니다. 국제적으로도 아주 가장 큰 규모인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그리고 작년에는 이수지 작가가 아동 문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안데르센상을 수상하는 등 한국 그림책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커지고 있는데요. 이것들은 한국 그림책의 우수성에 대한 방증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김지희 원장은 한국의 그림책을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요, 이번 행사를 통해서 한국 문화에 대한 수요층이 더욱 확대되길 기대한다 고 말했습니다.

“그림책을 현지에 알리는 것 외에도 이번 행사는 한국 문화의 수요층을 보다 다양한 연령대로 확대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어린 시절에 겪은 다양한 경험은 평생의 취향과 그리고 어떤 이미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많은 호주의 아동 청소년들이 이번 전시를 관람하면서 한국 문화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또 지속적으로 한국 문화의 팬층이 될 수 있도록 이번 전시가 역할을 해줬으면 하고 기대를 합니다.”

이번 전시회를 이끌고 있는 정동지 책임 학예사는 글 없는 그림책의 매력을 설명하며, 그림 한 장 한 장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그림책은 예전에는 어린이만 보는 책이라는 인식이 있었는데요. 최근에 나오고 있는 창작 그림책들은 글과 그림이 함께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예술의 한 분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감상을 할 수 있는 훌륭한 예술로 자리 잡고 있는데요.

특히 글 없는 그림책의 경우에는 내용을 이야기해 주는 글이 없기 때문에 그림을 한 장 한 장 더 오랜 시간 감상하게 되면서 독자들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더 많은 상상을 하게 되는 책입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에서도 그런 각각의 그림들을 더욱 잘 감상할 수 있는 전시로 기획을 했고요. 그런 그림을 하기 위한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구성이나 재료의 기법에 대한 고민들도 함께 볼 수 있는 전시물들을 전시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는 이지현 작가, 이기훈 작가, 노인경 작가 등 국제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작가들이 함께 했는데요. 여기에 더해서 나혜, 남형식, 바림, 이수미 등 신진작가들도 힘을 보탰습니다.

미국일러스트레이터협회 ‘최고의 그림책상’을 수상한 이지현 작가는 그림책 각각의 장면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그림책이라는 매체가 첫 장을 펼치면서 끝에 장으로 갈 때까지 어떤 시간을 통해서 이야기가 전달되는 매체거든요. 그뿐 아니라 하나의 장면 장면, 미장센 자체에서도 이야기를 갖고 있는 그런 그림들을 그리려고 노력해요. 그런 식으로 표현하는 것을 선호하고요 그래서 그 각 장면 하나하나에서도 즐거움을 느끼고 공감을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볼로냐 국제 어린이 도서전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이기훈 작가는 글 없는 그림책이 언어의 장벽과 문화의 장벽을 뛰어넘어 소통할 수 있는 매체라고 설명합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태어나면서부터 이 세계를 바라보는 그 관점이 저는 글 없는 그림책 세상을 마주한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어린이들에게 이 세계가 이미지로 이루어진 세계이고, 어린이에게는 문화나 또는 국경이나, 언어의 모든 벽들을 넘어서 쉽게 책의 이야기로 접근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강점이 있기도 하고요. 호주에서도 지금 이렇게 전시를 할 때 그런 언어의 장벽을 넘고 또 문화의 장벽을 넘어서 바로 소통할 수 있는 그런 매체이다 보니까 아이들에게도 이런 전시를 통해서 직접 바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궁금한 것들을 묻기도 하고요. 또 아이들의 생각에 참여하기도 하는 그런… 어떻게 보면 텍스트가 가진, 기호가 가진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을 넘어서 바로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귀한 매체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기훈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서 소개하는 자신의 작품을 이렇게 소개합니다.

“저는 이번에 네 권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데요. 지난 10년 동안 글 없는 그림책을 쭉 이어오면서 저는 욕망 3부작이라고 하는 시리즈를 만들어 왔습니다. 어떻게 보면 인간의 욕망으로 인해서 이 세계에 야기된 문제들을, 과거, 미래, 현재의 계보적인 시각에서 다룬 작품들인데요. 십 년 전 <양철곰>이라는 작업을 시작으로, <빅 피쉬>, <09:47>까지 이어져 왔습니다. 어떻게 보면 지금 야기된 이런 환경 기후 위기 문제는 인간의 욕망, 욕심으로부터 야기된 문제이기 때문에 더욱더 이 세계에 전하는 그런 메시지가 좀 클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러한 관점으로 욕망 시리즈를 완성해서 지금 전시 중에 있고, 또 어린이 세계에 대해서 어린이가 누리는 지금 여기를 바라보는 그 관점에 대해서 만든 작품이 <알>이라는 작품입니다. 지금 이 4권의 그림책이 한국문화원에서 전시되고 있습니다.”

이지현 작가에게도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들어봤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제 작품 4점이 모두 전시가 되는데요. 그중에서 수영장에 대해서 이야기를 드리자면 이야기는 아주 간단해요. 한 소년이 수영장에 갔는데 사람이 너무 많으니까 수면 아래로 깊이 잠수해서 자신만의 여행을 하고 돌아오는 이야기예요. 그 소년이 수면 아래로 잠수했을 때 친구도 만나고 뭔가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재미있는 물고기들도 만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데 단순히 “정말 재밌다. 어떻게 이런 세계가 있었지? 어떻게 이렇게 이상하게 생긴 물고기들이 있지?”라고 보셔도 좋고요. 한편으로는 “그런데 왜 수면 위에 있었던 그 사람들은 그렇게 수면 아래로 들어가서 재미있는 경험을 하지 못했을까?” 이런 생각을 한 번 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런 생각을 지금 나의 상황이나 내가 경험하고 있는 어떤 일들과 같이 생각을 해본다면 어 그런 상황들을 좀 다른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는 여유 있는 시각을 갖게 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정동지 책임 학예사는 그림책 작가 7명의 작품이 이처럼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 시드니 전시회가 최초라며 많은 교민들이 전시회를 찾아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국내 그림책 작가들이 최근에 세계적으로도 정말 큰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이렇게 좋은 작품들을 하고 있는 ‘글 없는 그림책’ 작가 7명의 작품이 모인 것은 한국에서도 없었고 이번 시드니 전시가 최초인 것 같아요. 많은 교민분들이 오셔서 좋은 작품들 감상하시고 많은 영감과 또 위로를 받으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