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경례에 무력 충돌까지… 여야 한목소리로 ‘폭력 집회’ 성토
지난 주말에 열린 신나치주의자들의 이민 반대 집회가 폭력 집회로 물들며, 나치 경례 반대를 비롯한 더 많은 조치가 내려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주말 멜버른 거리에서 열린 반이민 집회에서 신나치주의자들과 경찰이 충돌한 가운데 남성 2명이 체포됐다.
검은 옷을 입고 복면 혹은 마스크를 쓴 남성들이 빅토리아주 의사당 앞에서 나치 경례를 하다 시민들과 말다툼을 벌였고, 밀치기와 병 투척까지 더해지며 격렬한 설전이 이어졌다.
인종차별과 파시즘을 반대하는 단체의 회원들이 극우주의 성향의 국가사회주의 네트워크 현수막을 든 단체와 맞서면서 “난민을 환영한다, 나치는 아니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경찰은 보디 카메라를 훔치고 경찰을 폭행한 혐의로 도린에 사는 30살 남성을, 유도탄을 쏘고 경찰을 폭행한 혐의로 웨리비에 사는 20살 남성을 체포했다.
연방 노동당의 크리스 보웬 의원은 이번 시위를 강하게 성토하며 “말할 나위 없이 호주답지 않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Police flank neo-nazi after a face-off against anti-fascist protesters at Fitzroy Garden during a protest opposing immigration outside Parliament House in Melbourne, Saturday, May 13, 2023. (AAP Image/Diego Fedele) NO ARCHIVING Source: AAP / Diego Fedele
한편 빅토리아주 경찰 대변인은 집회 당일에 멜버른 도심 전역에 경찰이 대거 배치됐다고 설명했다.
대변인은 “경찰들은 지역 사회의 안전을 보장하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 자원을 배치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잘 준비돼 있다”라며 “증오와 편견은 우리 지역 사회에서 설자리가 없다. 우리는 그 어떠한 공격적이고 혐오스러운 반사회적 행동도 용납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빅토리아주 야당의 존 페수토 당수 역시 시위대를 맹렬히 비난하며 경찰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페수토 당수는 데이비드 사우스윅 자유당 부당수와 공동 성명을 발표하며 “빅토리아주 자유당과 국민당은 신나치 폭력배들과 그들의 과한 편협함과 증오심을 비난한다”라며 “호주는 모든 배경의 사람들이 자유민주주의적 가치를 공유하는 질서 있는 이민 프로그램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지니고 있다”라고 말했다.
자유당은 주정부가 발표한 나치 경례 금지 계획에 대해 앤드류스 노동당 정부와 협력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이런 가운데 명예훼손방지위원회는 호주에서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신나치주의자들의 시도를 막기 위해서는 더 많은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드비르 아브라마비치 박사는 “신나치주의자들은 대화에 끼어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락다운 기간 동안 텔레그램을 비롯한 특정 그룹 채팅에서 락다운 반대와 백신 반대 그룹이 증가했다”라며 “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주제 중 하나는 이민에 반대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 단체들이 호주의 히틀러를 꿈꾼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