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 IN: 세계는 지금 한국어 열풍…중국 제치고 한국어 위상 ‘세계 7위’
글로벌 문화 속 한류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한국어 학습 열풍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2022년 세계 언어 학습 시장에서 한국어가 7위를 차지했다.
한류 열풍과 함께 드높아진 한국어의 위상이 전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습니다.
글로벌 언어 학습 애플리케이션인 듀오링고(Duolingo)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한국어는 2022년 언어 학습 앱에서 7번째로 많이 학습된 언어로 나타났습니다.
이와 관련 미국 매체 CNN 방송은 “최근 영화와 음악 등 한국 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세계 언어학습 시장에서 한국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세계 곳곳에 부는 한류 열풍 어느 정도인지 주요 국가별로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컬처 IN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주양중 PD(이하 진행자): 글로벌 문화 속 한류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세계 언어 학습 시장에서 한국어가 7위를 차지했다고요?
유화정 PD: 현재 전 세계 5억명이 사용하고 있는 온라인 최대 언어 학습 플랫폼, 바로 애플리케이션 듀오링고(Duolingo)입니다. 듀오링고는 자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주기적으로 보고서를 내고 있는데요.
듀오링고의 2022년 언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어를 학습하는 이용자 수는 총 1070만 여명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습니다. 이는 듀오링고 내 5억 명의 학습자 중 7번째로 많은 수치입니다.
진행자: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언어 1위는 역시 영어인가요?
유화정 PD: 맞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학습자를 보유한 언어는 영어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고요. 2위는 스페인어, 3위는 프랑스어, 다음으로 독일어, 일본어, 이탈리아어, 그리고 한국어가 7위에 올랐습니다. 이어서는 중국어와 러시아어, 인도어가 10위권에 들었습니다.
듀오링고는 또 다른 보고서를 통해 한류 콘텐츠 ‘오징어게임’ 공개 이후 한국어 학습자가 급증했다는 데이터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이 데이터를 통해 알 수 있는 건 한국 대중문화의 확산이 불러오는 확실한 효과 중 하나가 바로 언어학습자의 증가라는 점입니다.
진행자: 한 때는 영어 다음으로 국제 비즈니스 언어로 중국어가 인기가 높아 너도나도 중국어 배우기 열풍이 불었는데, 이제는 중국어가 한국어보다 뒷전이 됐군요. 미국 매체 CNN이 이에 대한 분석을 내놨다고요?
유화정 PD: 미 CNN방송은 듀오링고의 2022 언어보고서를 인용해 한국어가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언어로 급부상했다고 보도하면서 중국어는 아직까지 활용도가 높지만, 국가 이미지가 하락하면서 외국어 학습 순위에서 한국에 밀린다고 분석 보도했습니다.
CNN은 또, 한국어가 언어 특성상 배우기 까다로운데도 인기가 올라간 것은 주목할 만한 현상이라며 한국어의 인기 비결에 대해 ‘한류’를 강조했는데요. “지난 20년 동안 음악·드라마·영화·화장품·패션·음식 등이 꾸준히 사랑받으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전했습니다.
미 CNN…“배우기 까다로운데도 한국어 인기 상승 놀라울 정도” Credit: CNN 갈무리
진행자: 한국어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된 데는 한류, 특히 K-팝, K-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의 성공 덕이라는 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자 진리 죠.
유화정 PD: 앞선 수십 년간 아시아 언어 학습 시장은 중국어와 일본어가 양분해 왔으나, 강력한 팬덤을 자랑하는 아이돌그룹 BTS를 비롯해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2019년 영화 기생충, 2021년 넷플릭스 미니시리즈 오징어 게임 등 강력한 한류 성공작이 나오면서 한국어를 주목받게 했다고 CNN은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수년 사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한류의 영향은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까지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죠.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2021년 옥스퍼드(OED: Oxford English Dictionary) 영어 사전은 한국어 단어 26개를 추가 등재하면서 한국어의 인기를 입증했는데요.
한류·오빠·먹방· 치맥· 대박·반찬 등 K콘텐츠, 한국 전통문화, 한국에서 유행하는 신조어를 포함 다양한 분야의 한국어 표제어가 대거 등재됐습니다.
2013년까지만 해도 옥스퍼드 사전에 수록된 한국어 유래 단어는 10여 개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는 괄목할 만한 변화입니다.
당시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한국이 만든 파도가 영어의 바다 위에서 잔물결을 일으키고 있다”는 표현으로 한국어가 현대 영어 어휘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진행자: ‘언어는 문화를 담는 그릇이요, 문화를 비추는 거울이다’는 말이 있듯이 한국어 학습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한국의 문화 그 핵심에 들어오는 것인데, 최근 이러한 한국어 열풍 추세를 전문가들은 어떻게 내다보고 있나요?
유화정 PD: 옥스퍼드 영어사전의 한국어 컨설턴트로 옥스퍼드대에서 언어학과 번역학 등을 가르치는 조지은 교수는 언어학자들조차 이런 이례적인 현상에 당황해한다고 말합니다.
조지은 교수는 “2021년 옥스퍼드 사전에 26개 단어를 넣었지만 사실 100개도 넣을 수 있다”면서 “지금 세계에서 한국 문화만큼 글로벌한 단어 생산이 높은 문화권이 없다. 그래서 이것을 어떻게 해야 할지 영어권 사람들도, 옥스퍼드 영어 사전 편집자들도 이건 무슨 상황일까? 놀라는 상황이다”고 전했습니다.
언어학자와 이 분야 전문가들은 한국의 세계적인 경제력과 한류 열풍에 따른 한국어 학습 열기는 한국의 국가 브랜드 파워, 공공외교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한류 열풍은 새로운 언어 학습, 언어문화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요?
유화정 PD: 2021년 오징어게임 공개 이후 한 해 동안 K-팝 관련 트윗이 78억 건을 기록했습니다.
영어권에서는 외국어 공부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거나 어려운데 , 78억 건의 트위터를 낼 만큼 열정이 있다는 건 자기 주도적으로 공부하는 사람이 많다는 걸 의미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가리켜 Fandom language learning, 즉 스스로 self-motivatede 된 현상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글날 특집] “한국어는 새로운 세상과 만나는 통로”
진행자: 해외 한국어 교육과 한국문화 보급 사업을 총괄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세종학당이 있죠. 한국어 열풍이 일면서 세종학당 대기자 수가 1만 명을 넘어섰을 정도라고요?
유화정 PD: 2012년 세종학당 설립 당시 전 세계 43개국 90개소 세종학당의 수강생은 2만 8,793명이었습니다. 이후 연평균 약 11% 증가를 보이면서 10년 만인 2022년에는 84개국 244개소로 확장됐습니다.
세종학당을 통해 한해 약 8만 명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고, 그동안 세종학당을 거쳐간 수강생의 누적인원은 약 66만 명에 달합니다.
최근 한류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세종학당에서 체계적인 강의를 듣고자 하는 수요도 폭발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2022년 9월 말 기준으로 대기 인원이 1만 명 이상으로 추정됐습니다.
진행자: 세종학당뿐만 아니라 해외 주재 한국 문화원에서도 한국어 강좌가 진행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한국어를 배우려는 현지인들의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측되는데,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선택하는 나라들이 크게 늘고 있죠?
유화정 PD: 2022년 지난해 말 현재 한국어를 선택 과목으로 채택한 곳은 총 42개국의 1806개 초·중학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중 일본이 공·사립을 합해 총 550곳 이상의 학교에서 한국어 수업을 제공해 가장 많았고, 이어 미국(171곳)과 태국(165곳) 등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해외 대학가에서도 한국어 학습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2016년 기준 미국 전역의 4년제 대학에서 제공하는 한국어 프로그램에 등록한 학생은 총 1만 2066명으로, 10년 전보다 2배 이상 뛰었습니다.
영국 역시 2012~2018년 사이 한국어 관련 교육 과정을 수강한 대학생 수는 50명에서 175명으로 3배 이상 늘었습니다. 한국 교육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 세계 한국어 학습자 수가 16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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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한국어를 대입 시험의 외국어 선택 과목으로 도입한 나라들도 늘고 있다고요?
유화정 PD: 2023년 1월 현재 한국어를 대입 시험의 외국어 선택 과목으로 도입한 나라는 호주를 비롯해 일본, 프랑스, 뉴질랜드, 베트남, 태국, 스리랑카, 우즈베키스탄 등 총 8곳에 달합니다.
이 밖에도 오는 2025년에는 홍콩 대학 입학시험에 한국어 과목이 추가되고, 대입 시험 성적으로 한국어능력시험(TOPIK) 성적이 처음으로 공식 활용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한류 붐을 타고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한국어 학습 열풍, 그 현장을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