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브리핑: ‘우리 메타버스에서 만날까?’ 가상 데이트, 미래의 현실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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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브리핑: ‘우리 메타버스에서 만날까?’ 가상 데이트, 미래의 현실 되나?

가상 현실(메타버스)이 인기를 얻으면서 사람들이 가상 세계에서 사랑에 빠지고 함께 삶을 영위해 나가고 있다. 여기에는 어떤 위험이 있을까?


박성일 PD (이하 진행자): 가상 현실, 메타버스라는 단어는 익히 들어보셨을 겁니다. 메타버스 공간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특히 메타버스 공간에서 즐기는 가상 세계 데이트에 대한 주목도가 높습니다. 오늘 경제브리핑에서는 이 소식 알아봅니다. 홍태경 프로듀서 연결돼 있습니다.

가상 현실이 인기를 얻으면서, 사람들은 가상 세계에서 사랑에 빠지고 함께 삶을 영위해 나가고 있으며 일부는 실제로 직접 만나지 않고 관계를 이어가는 가상세계 데이트가 하나의 데이트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하는데요, 영화 속에서나 봤을 법한 이야기인데 이것이 실제로 가능한 얘기인가요?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재스퍼 씨는 처음에 많은 사람들이 데이트 상대를 만나는 것과 마찬가지의 방식으로 서로의 친구 그룹을 통해 파트너를 만났습니다. 단지 다른 점은 만남의 장소가 펍이나 디너 파티가 아니라 가상 세계였다는 것. 그들은 온라인에서 닌텐도 게임이나 음악 제작, 3D 애니메이션 등 그들의 공통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면서, 서로 연결 고리가 커지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다고 하는데요, 재스퍼는 SBS FEED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둘 다 서로를 정말 좋아했고 진정한 연결고리가 느껴졌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가상 아바타를 통해 몇 주 동안 서로 교류를 이어나간 후, 상대 파트너 에이든은 재스퍼에게 데이트를 신청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가상이 아닌 현실 세계의 데이트를 신청한 거군요.

홍 PD: 그렇습니다. 에이든 씨는 “재스퍼가 데이트 신청을 승낙했을 때 정말 놀랐다”고 말하는데요 뭔가 통했다고 느꼈고 ‘현실 데이트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습니다.

이렇게 만남을 시작한18세의 재스퍼와 20세의 에이든은 현재 연인 관계입니다. 그들은 때때로 직접 만나지만, 80km 거리에 떨어져 살고 있고 바쁜 일정을 맞춰 나가기 위해 가상 세계(VR)에서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습니다.

그들은 가상 세계에서 데이트를 하고, 심지어 키스를 하고 포옹을 할 수도 있습니다. 재스퍼는 “모든 관계가 지금까지 최고”라며 “VR이 아니었다면 저는 에이든을 만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 관계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기존에 우리가 알던 남녀 간에 데이트라는 것은 함께 만나서 손도 잡고 영화도 보며 실제로 만났을 때 관계가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기 마련인데요, 가상 세계(VR)에서의 데이트는 어떻게 가능한 건가요?

홍 PD: 모나쉬 대학의 가상 현실 연구원인 케이트 클라크 박사는 온라인 게임을 포함해 가상 공간이 형성되기 시작한 후 오래 전부터 연애 관계가 이뤄져 왔다고 말합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는 많은 사람들이 로맨틱한 관계를 형성하는 유명한 예”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곳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안에서는 결혼식이 이뤄지기도 한다”고 클라크 박사는 설명했습니다. “메타버스”라고 불리는 이 가상 현실은 훨씬 더 몰입적이고 3차원적인 데이트 경험을 제공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된 재스퍼와 에이든 가상 현실 커플은 VRChat이라는 소셜 VR 플랫폼에서 처음 만났는데요, 이 밖에도 메타(Meta) 산사르(Sansar), 네오스VR(NeosVR)이 운영하는 호리즌 월드(Horizon World)를 포함한 다른 플랫폼들이 많습니다.

바디 랭귀지를 그대로 따라하고 우리의 뇌를 마치 물리적 현실에 있다고 생각하게 하는 것을 헤드셋과 바디 트래커와 같은 특별한 장비만 있다면 수천 개의 가상세계에 언제 어디서나 접근할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 아바타 형태로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고 심지어 가상 박물관 투어, 유명 가수의 콘서트, 그림 그리기 또는 나이트클럽 방문과 같은 전형적인 데이트 활동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습니다.

재스퍼는 에이든과의 VR 데이트는 보통 함께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보거나 단순히 가상 세계에서 노는 것을 포함한다고 말합니다. “VR에서 미니 골프를 함께 칠 수 있고 함께 커피를 만들 수도 있다. 이 밖에도 할 수 있는 많은 다른 것들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가상 세계에서는 잘 알려진 VR 나이트클럽 중 하나는 멜버른에서 실제 클럽 행사도 운영하고 있는 Loner라는 나이트 클럽인데요 팬데믹으로 폐쇄된 기간에도 Loner는 VRChat으로 쇼를 이동해 그곳에서 많은 단골 매니아층을 얻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가상 세계를 즐기기 위해서는 여전히 값비싼 고급 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접근성이 용이하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군요.

홍 PD: 클라크 박사는 이 가상현실 기술이 여전히 값비싸고 호주에 아직 보편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VR 가상세계 데이트는 호주에서 이제 막 시작되는 단계라고 설명했습니다. 몰입감 있는 경험을 완전히 경험하려면 VR 헤드셋을 갖고 있어야 하며, 이 장비들은 대부분 600달러 이상의 비용이 듭니다.

클라크 박사는 “일단 VR기술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면 가상 현실 환경에서 연애하는 커플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예상했습니다. “요즘 시대에 데이트를 시작하는 흔한 데이트 앱이나 소셜 미디어와 같이 가상 현실 또한 본질적으로 데이트에 사용되는 기술적인 도구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여기서 또 궁금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 세계에서의 데이트처럼 VR에서도 신체적으로 가까운 데이트를 할 수 있느냐는 점인데요 어떻습니까?

홍 PD: 키스나 포옹, 심지어 그 이상의 육체적 관계도 가상 현실에서 모두 가능하다고 합니다. 많은 사용자들은 파트너가 지구 반대편에 있더라도 그들의 아바타가 VR에서 만져질 때 신체적인 감각을 느낀다고 말하는데요 그것은 그들이 사용하는 하드웨어 기기와는 아무 관련이 없지만 그들은 VR상에서도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재스퍼 씨는 “VR에서 키스하는 것은 확실히 자연스러운 키스처럼 느껴진다. 에이든과 함께있을 때면 그는 항상 나를 안아주고 둘 다 키스한다”고 전했습니다.

클라크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이는 가상 감각(phantom sense)이라고 알려진 심리적 현상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앞으로 더 규모가 커질 것이 예상되는 가상현실에서 데이트, 그 위험성도 분명히 존재할텐데요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할까요?

홍 PD: 호주의 온라인 안전(eSafety) 기관의 줄리 이만 그랜트 위원장은 가상 현실에서 사랑을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데이트 서비스는 수백만 명의 호주 성인들이 건초더미에서 낭만이라는 바늘을 찾는 것을 도와주는 플랫폼이고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상호호환적인 탐구를 할 수 있게 해준다”고 이만 그랜트 위원장은 말했습니다.

“하지만 낯선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여타 다른 온라인 플랫폼과 마찬가지로, 특히 여성들에게 위험 요소가 남아 있다”고 지적하면서 온라인 데이트의 위험이 가상 환경에서는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온라인 안전당국에서 꾸준히 제기해오고 있는 것으로 ‘몰입형 환경에서 가상의 성폭행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인데요, 해외에서 이미 이런 유형의 폭행이 있었다는 보도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모나쉬 대학 클라크 박사 또한 VR상에서의 성폭행은 실제 삶에서의 성폭행만큼 만연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가장 초기 사례 중 하나로 지난 2016년에 여성의 몸을 더듬는 경우가 있었고, 작년에 메타의 호라이즌 월드에서는 한 연구원이 메타버스 공간 중 한 곳에 있는 동안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가상 세계는 현실 세계보다 더 무한대로 커질 수 있는만큼 그러한 성폭력의 위험성도 더욱 관리 감독의 필요성이 절실한 것 같습니다. 현재 규제 당국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요?

홍 PD: 디지털 워치독은 Horizon Worlds, VRChat, Roblox, Fortnite와 같은 초기 ‘메타버스’ 서비스에 대한 규제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만 그랜트 위원장은 몰입형 기술에 사람들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사용자들의 안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더욱 구제적인 규제가 적극적으로 고려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온라인 데이트를 목적으로 몰입형 온라인 환경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은 일반적인 온라인 데이트 앱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내용과 같다. 우선 실명을 사용하지 말고, 여러분이 대화하는 사람을 알기 위해 신중하게 시간을 들이고, 여러분이 정말로 그들을 신뢰할 경우에만 소셜 미디어에 친구로 추가할 것”을 조언했습니다. 그리고 “만약 직접 만나기로 결정한다면, 공공 장소에서 만나고 다른 친구에게 여러분이 어디로 갈 것인지 미리 말해 놓을 것”을 당부했습니다.

진행자: 오늘 경제브리핑은 메타버스, 가상 세계 데이트가 또 하나의 데이트 형태로 떠오르고 있다는 소식에 대해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