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pies can be aggressive to cyclists in Australia. Source: AAP
맥파이는 9월과 10월 산란기 동안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급습합니다. 보통 둥지에서 50미터 반경 내에서 공격하며, 자전거를 타거나 달리는 사람들이 가장 자주 피해를 입습니다.
Key Points
- 맥파이의 공격성은 새끼를 보호하기 위한 본능…산란기9 -10월에 급습 절정
- 호주 토착종 맥파이를 죽이거나 알을 모으거나 새끼를 해치는 것은 불법
- 맥파이는 인식력이 뛰어나 자기를 공격하거나 위협한 사람을 기억해
- 헬멧·모자·선글라스 착용하고 마주쳤을 땐 달리지 말고 신속히 자리 이동
호주에 봄이 오면 맥파이를 조심하라! 이제는 귀에 익은 경고입니다.
호주 전역에 서식하는 토착종 까치 맥파이는(Magpie) 봄 산란기에 다른 어떤 새들보다 더욱 공격적으로 변합니다. 특히 9월에서 10월 맥파이의 급습은 절정에 달합니다.
매년 호주 전역에서 2000~3000건의 맥파이 급습 사고가 발생하는데, 이로 인해 심각한 부상을 입거나 실명, 심지어 사망에 이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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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호주 토착종 까치인 ‘맥파이’는 법적으로 보호받고 있어 새를 죽이거나 알을 모으거나 새끼를 해치는 것은 모두 불법입니다.
그렇다면 ‘맥파이’는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급습 시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컬처 IN에서 자세히 알아봅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합니다.
나혜인 PD: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는 우리 속담이 있죠. 한국에서는 길조로 불리는 까치가 호주에서는 사람에게 해를 가하는 불청객 대접을 받습니다. 왜 다를까요. 이유가 뭘까요?
유화정 PD: 까치는 전형적으로 영역을 방어하는 텃새라서 자기 둥지 주변에 위험 요소가 발생하면 시끄러운 경계음을 낸다고 합니다.
한국의 행동생태학자 최재천 교수에 따르면, 사실은 까치가 울어서 반가운 손님이 찾아오는 게 아니라 낯선 사람이 나타나면 까치가 울어대는 것이고, 옛날 시골에서는 그 낯선 사람이 대개 반가운 손님이었을 뿐이라고 합니다.
나혜인 PD: 그렇군요. 매년 봄과 함께 찾아오는 맥파이 급습 시즌에는 호주 전역에서 수천 건의 맥파이 공격 사례가 보고 되고 있고 이에 따른 부상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고요?
유화정 PD: 맥파이 공격 사례는 매년 호주 전역에 걸쳐 2000~3000건이 보고 되고 있습니다. 이중 15%~ 20% 가 크고 작은 부상으로 병원을 찾는 실정입니다.
‘Magpie’로 불리는 호주 까치는 한국 까치에 비해 몸집이 크고, 7월에서 11월 번식기에는 특히 공격적이어서 길을 걷다 맥파이 둥지 근처를 지나게 되면 예기치 못한 공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맥파이는 사람을 그다지 무서워하지 않는 데다 주로 도심 지역에서 서식하기 때문에 공원이나 도로에서 머리나 얼굴, 눈 등을 공격당하는 경우가 흔히 발생합니다. 특히 날카로운 부리로 눈을 공격당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매년 60건 내외로, 심각한 경우 실명에 이를 수 있습니다.
나혜인 PD: 호주에서는 맥파이의 공격이 빈번해지는 시기를 ‘급습 시즌(swooping season)’이라고 이름 붙이고 매년 시민들에게 경각심을 환기시키고 있는데요. 맥파이 출몰해 공격이 발생 장소와 사건을 공유하고 기록하는 독립 웹사이트도 운영되고 있다고요?
유화정 PD: 지방 정부별로 전국의 데이터가 통계되고 있는 것과 별개로, ‘맥파이 알러트(Magpie Alert)는 시민들의 제보로 운영되는 자발적인 까치 경고 사이트입니다.
Magpie Alert에 따르면 9월 22일 기준으로 올해 전국에서 1847건의 맥파이 공격과 발생했고, 236건의 부상 사례가 보고됐습니다.
Two children could lose sight in one eye after magpie attack in Perth. Credit: The West Australian
나혜인 PD: 호주의 맥파이 급습은 외신에서도 종종 화제 뉴스로 다뤄져 주목을 끌고 있죠. 호주의 맥파이에 대해 어떻게 설명하고 있나요?
유화정 PD: 영국의 데일리 메일은 “맥파이(Magpie)로 불리는 호주 까치는 일반 까치보다 몸이 크고 번식기에는 특히 예민해지는데, 호주의 늦은 겨울인 8월에 번식을 시작한 맥파이는 산란기가 절정을 이루는 9월과 10월 사이에는 새끼를 보호하려는 수컷 맥파이가 둥지 주변을 정찰하다가 덩치 큰 침입자를 발견하면 빠르게 활강해 공격하는 습성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 CNN은 “거대한 상어와 초거대 거미 등이 사는 대륙의 사람들이 까치를 가장 무서워한다는 사실이 흥미롭다”며, “봄철에 호주인들이 막대기를 들고 다니는 이유는 맥파이의 공격을 막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호주의 사이클리스트들은 바이크 헬멧에 케이블 타이 등을 안테나처럼 붙여 맥파이가 공격하지 못하도록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나혜인 PD: 주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맥파이의 주요 공격 대상이지만, 공원에서 평소와 같이 점심을 먹다가 느닷없이 날아든 맥파이의 날카로운 부리에 두 눈을 공격당한 사례도 있었죠?
유화정 PD: 지난 2020년 멜버른에서 발생한 사례인데요. 자영업을 하는 제임스 글린드맨(68)은 평소처럼 공원 의자에 앉아 점심을 먹다가 맥파이의 날카로운 부리에 두 눈이 쪼이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신고를 받은 구급대에 의해 급히 멜버른 로열 빅토리안 안·이비인후과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을 수 있었는데요. 맥파이의 부리에 각막이 관통된 왼쪽 눈에 대해서는 2시간에 걸친 봉합 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글린드맨 씨는 “점심을 먹는데 맥파이 한 마리가 다가오더니 갑자기 왼쪽 눈과 오른쪽 눈을 연달아 공격했다”면서 “피가 흘러 거의 시야가 가려졌지만, 겨우 차로 피신해 응급전화를 걸 수 있었다고 당시의 급박한 상황을 전했습니다.
나혜인 PD: 이 사건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호주의 한 기자가 현장 보도에 나섰다가 갑자기 날아든 맥파이에게 공격받는 모습이 외신에 보도되기도 했는데요.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호주 9 뉴스의 브레트 맥러드 기자가 국회의사당 앞에서 현장 보도 중 맥파이 습격을 당한 것인데요. 당시 영상에는 방송을 준비하던 맥러드 기자를 향해 커다란 맥파이 한 마리가 날아드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맥파이는 미처 반응할 겨를도 없이 눈 주변을 공격하고 날아갔고, 맥러드 기자는 눈 주변을 쪼인 듯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돌발 상황에도 빠르게 평정심을 되찾고 침착하게 현장 보도를 마치는 ‘프로 정신’을 발휘했는데요. 맥러드 기자는 이후 자신의 SNS에 “나는 괜찮다. 다행히도 제때 눈을 감았다”고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나혜인 PD: 맥파이의 공격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2021년에 발생한 5개월 아기 Mia의 사고는 너무도 안타까운 사고였죠.
유화정 PD: 엄마는 부리를 앞으로 내밀고 수직으로 내려 꽂히듯 달려드는 맥파이로부터 딸을 보호하려고 몸을 숙인 채 이리저리 피하다가 발이 걸려 넘어지면서, 그 충격으로 그 바람에 아기가 머리를 심하게 다쳐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Magpie attacking pedestrian Credit: www.adelaidenow.com.au
나혜인 PD: Mia 아기의 사망을 유발한 브리즈번의 글렌데만 공원은 사고 이전 여러 차례 민원이 제기됐을 만큼 맥파이의 출현이 잦았던 것으로 밝혀져 더욱 안타까웠습니다.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글린데만 공원에서 초등학생 딸이 까치의 공격을 받은 적이 있다는 한 여성은 “말 그대로 거대한 짐승과 싸우는 느낌이었고 전혀 제어할 수 없었다”며 결국 까치를 떼냈지만 딸의 볼에 깊은 흉터가 생겼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울릉공에서는 76세 남성이 자전거를 타고 가던 중 맥파이의 공격을 피하려다 자전거 방향을 트는 순간 울타리에 부딪쳐 튕겨 날아가 떨어지면서 머리에 심한 부상을 입었는데, 당시 현장에서 응급 처치를 받고 헬기로병원에 후송됐지만 당일 저녁 안타깝게도 사망했습니다.
이처럼 사람의 생명까지 위협받는 사고에도 불구하고, 맥파이는 정부로부터 보호받는 지역 토착종으로 분류돼 있어 이들을 해치거나 알을 수집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나혜인 PD: 맥파이가 산란기 동안 둥지 근처를 지나는 동물이나 사람을 위협하는 이유는 이를 자신의 영역 침범으로 오해하기 때문이라면서요?
유화정 PD: 그리피스 대학의 생태학자 가이 캐슬리 박사에 따르면, 맥파이는 새끼에 대한 보호 본능이 매우 강한 새입니다. 특히 산란기 동안 둥지 주변에서 침입자를 발견하면 빠르게 활강해 공격하는 습성이 있는데, 9월에서 10월 사이에 가장 공격성이 강해진다고 합니다.
수컷 맥파이는 새끼가 있는 둥지 주변 50미터 내를 순찰하며 주로 자전거나 오토바이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큰 대상을 공격하는데, 이는 빠르게 이동하는 대상을 침입자로 간주하고 더 맹렬하게 공격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맥파이는 지능이 높아 상대를 식별하는 뛰어난 기억력을 가지고 있어 특정 사람이나 개를 특히 더 공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A warning sign on Bird swooping Source: Flickr / Flickr/bidgee CC BY-SA 2.0
나혜인 PD: 맥파이가 자주 출몰하는 지역에는 경고 표지판이 설치되어, 지역 주민이나 방문객들에게 주의를 환기하고 있는데요. 맥파이 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예방과 대처법을 끝으로 정리해 볼까요?
유화정 PD: 호주조류보호단체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수컷 까치 중 약 10%만이 사람을 공격한다며, 번식기 동안 자주 이용하는 경로에 맥파이 둥지가 있다면 다른 길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조언합니다.
맥파이들은 주로 뒤에서 덤벼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팔을 흔들거나 막대기를 휘두르는 행동은 오히려 맥파이를 더 공격적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대신 팔로 머리를 감싼 채 빨리 걷되 뛰지 말고, 가능한 한 신속하게 그곳을 벗어나야 합니다.
자전거를 탈 때는 반드시 헬멧을 착용하고, 선글라스로 눈을 보호하는 것이 좋습니다. 도보로 이동할 경우에는 챙이 넓은 모자를 쓰거나 우산을 펼쳐 새의 공격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은 새를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나혜인 PD: 컬처 IN, 오늘은 호주 봄철의 불청객, 맥파이의 습성과 그들의 공격에 어떻게 대비하고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