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te with a leaf pattern on table Source: AAP
직장인의 상징 모닝커피, 마실수록 피곤한 느낌이 드는 이유는 뭘까? 단순한 기호식품을 넘어 일상 속 습관처럼 소비되는 커피 건강하게 마시는 법에 대해 알아본다.
KEY POINTS
- 기상 후 1~2시간은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 분비 최대…커피 카페인도 비슷한 역할
- 이른 시간 모닝커피는 카페인의 각성 효과로 인해 불필요한 불안감을 부추길 수 있어
- 커피 마시는 시간을 가지기 가장 좋은 시간대는…오전 10시 전후, 오후 2~3시 전후
- 커피의 카페인이 약제 효과를 반감시키거나 지연시킬 수 있어…약 복용 전후는 삼가야
건강한 삶을 위한 지혜를 전합니다. 건강 IN은 건강 insight, 한자어 사람 ‘인(人)’을 써서 ‘건강한 사람’의 의미를 담았습니다.
건강 IN에서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건강 정보와 건강 상식을 통해 일상에서의 우리 몸 관리법과 건강해지는 습관과 건강한 먹거리 등 지혜로운 건강 생활을 위한 정보들을 전해드립니다.
나혜인 PD (이하 진행자): 일상생활 속의 건강한 습관과 과학적으로 검증된 건강 관련 정보를 공유합니다. 건강 IN,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유화정 PD: 안녕하세요.
진행자: 베토벤에게 커피가 없었다면 ‘합창 교향곡’과 같은 찬란하게 빛나는 명곡이 세상에 전해질 수 있었을까요? 60개의 원두를 일일이 손으로 세어 커피를 끓일 때, 베토벤은 새로운 악상을 떠올렸다고 전해지는데요. 커피는 현대인에게도 최고의 기호품으로 꼽히고 있죠.
유화정 PD: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는 요한 세바스찬 바흐 또한 상당한 커피 애호가로 유명한 ‘Coffee Cantata’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커피 칸타타는 커피가 유럽인의 음료수가 되는 과정에서 작곡됐습니다.
7세기경 인간과 인연을 맺은 커피는 지난 약 1,400년 동안 그 자체로도 역사라 부를 만큼 다양한 이야기를 생산하면서 역사 문학 음악 철학 미술 정치 그리고 종교적으로 인물과 시대와 얽히고설키면서 인문학의 주 관심사가 되어 왔습니다.
“커피는 악마와 같이 검고 지옥과 같이 뜨거우며 천사와 같이 순수하고 사랑처럼 달콤하다” 커피를 얘기할 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유명 인용구입니다.
J.S. Bach coffee cantata Credit: Wikipedia
진행자: 역사 속에 주 관심사로 등장한 커피, 참 흥미롭네요. 이제 커피 한 잔은 현대인이 살아가는 데 있어 필수불가결한 것이 되었습니다. 최근에 나온 통계로 한국인의 연간 커피 소비량이 세계인의 두 배를 넘는다면서요?
유화정 PD: 2020년 한국 성인 1인 연간 커피 소비량 353잔에서 2023년 한국 내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405잔으로 늘어났고 이는 전 세계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 152잔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수치입니다.
한국 커피 시장은 매년 성장 중이고 ‘대한민국=커피 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 직장인의 혈관 속에는 피 대신 ‘아아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흐른다는 농담이 마냥 농담으로만 끝나지는 않는 이유인데요. 이렇게 많이 마셔대는 커피가 건강에 해를 끼치지는 않을까요?
유화정 PD: 사실 커피만큼 건강 효과를 둘러싸고 논란이 심한 것도 드뭅니다. 건강에 좋다 반대로 건강에 해가 된다는 여러 연구 발표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우리가 커피를 마시는 이유는 사람에 따라 분위기, 그윽한 커피 향 등으로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커피 하면 각성효과를 떠올리지 않습니까.
미국 코넬대학교 분자 영양학 교수인 샌더 커스텐 박사는 커피의 주요 활성 성분은 카페인으로 사람이 카페인을 섭취하면 반응 시간이 빨라지고 집중력이 향상되며 지구력이 증가해 운동 능력 향상과도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각성 효과는 보통 섭취 30분 이내에 시작돼 최대 2시간까지 지속되는데 “이 같은 특성으로 인해 사람들은 하루 종일 커피를 마시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커스텐 박사는 짐작했습니다.
진행자: 직장인의 근로 기준 시간을 기준으로 하루 동안 2시간 각성 효과를 유지하려면 최소한 4잔의 커피를 마셔야 할 수도 있다는 의미가 되네요.
유화정 PD: 실제 과도한 커피 섭취는 불면증. 칼슘배출. 부정맥. 빈혈. 역류성 식도염. 불임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커피 자체는 건강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하루 2~3잔의 커피가 여성의 우울증과 남성의 전립선암 그리고 당뇨병을 예방한다는 연구보고가 있고요.
또 영국 에든버러 대학교의 연구에서는 하루에 3~4잔을 마시는 것이 심혈관 질환. 사망률. 특정 암. 신경계 대사 및 간 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특히 간 기능 향상에 커피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하루 한 잔의 커피는 간경변 위험을 20%, 하루 다섯 잔은 80%까지 낮출 수 있다고 확인했습니다.
Source: Pixabay
진행자: 과도한 섭취가 아니라면 커피는 일단 건강에 여러 도움이 된다는 거네요. 커피가 간 기능을 향상 시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처음 접하는데, 그러면 커피의 카페인 성분이 효과를 주나요?
유화정 PD: 에든버러 연구진은 커피 섭취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메타 분석 즉 수년간에 걸쳐 축적된 연구 논문들을 요약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거쳤습니다. 커피에는 수백 개의 성분이 함유되어 있고 이러한 성분 중 일부는 장기적으로 건강을 개선할 수 있는 여러 유익한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연구를 이끈 헤이즈 박사는 “카페인이 아닌 커피에 간을 보호하는 성분이 들어 있다”며 “커피와 카페인을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커피 음용자는 디카페인 커피를 마셔도 이러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커피와 관련해 호주에서는 커피의 하루 한계치는 5잔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고요?
유화정 PD: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대 연구 결과를 보면 하루에 커피를 6잔 이상 마시면 심장병 위험을 최대 22%까지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통상적인 커피의 건강 상 이점이 사라지고 도리어 해롭게 되는 한계치는 하루 5잔인 셈인데요.
연구의 제1 저자인 엘리나 하이포넨 교수는 “커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각성제로 잠을 깨우고 에너지를 북돋우며 집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며 “그러나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셔서 불안하고 짜증이 나거나 메스꺼움을 느낄 수 있기에 하루 카페인 섭취량을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여러 연구를 통해 커피는 적당히 마시면 여러모로 건강에 좋다는 쪽으로 결론이 지어집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침 기상 후 한 잔의 모닝커피와 함께 새로운 하루를 여는데, 그런데 건강을 위해서는 커피를 마시는 시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요?
유화정 PD: 전문가들도 아침에 마시는 커피에는 무수히 많은 이점이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그런데 커피를 오전 중 언제 마시느냐에 따라 하루 컨디션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미국 시사 잡지 멜 매거진은 “별다른 일이 없는데도 짜증이 나는 날이 잦다면, 당신이 모닝커피를 마시는 시간을 의심해봐야 한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는데요.
과학자들이 찾아낸 커피 마시기 좋은 시간은 기상시간에서 2시간 30분 후로, 대략 오전 9시 30분에서 11시 30분 사이를 커피를 마시기 가장 좋은 시간으로 권장했습니다. 이유는 몸에서 분비되는 코르티솔 호르몬 때문인데요.
코르티솔은 급성 스트레스에 반응해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아침에 우리 몸을 각성하게 만들기 위해 분비되는데, 너무 이른 아침 각성효과를 유발하는 카페인을 섭취하면 코르티솔이 과하게 분비돼 불필요한 불안감에 시달릴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모닝커피가 오히려 하루의 스트레스를 가중시킬 수 있군요. 그렇다 해도 커피는 기호품이다 보니 아침에 일어나서 정신을 차리기 위해 바로 커피를 마셔오던 오랜 습관을 하루아침에 바꾸긴 어려울 것 같은데요.
유화정 PD: 코르티솔은 수면시간이나 기상시간과 관계없이 일어나자마자 수치가 50% 증가한다고 합니다. 스포츠 영양학자인 아만다 마우세어는 “아침에 이미 높아진 코르티솔 수치에 커피로 인한 추가 상승이 더해지면 신체에 불필요한 스트레스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며 “이때 커피를 마시면 커피를 마신 것 같지 않아 더욱 많이 마시게 된다”고 말합니다.
기상 시간도 개인마다 차이가 있으니 언제부터 언제로 딱 규정하기보다는, 또 너무 졸려 커피를 찾을 수밖에 없는 경우라면, 기상시간에서 적어도 1시간 정도 시간을 둔 후에 커피를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모닝커피를 즐겨 마셨던 분들은 커피 대신 아침에 일어나서 미지근한 물 한 컵을 천천히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진행자: 평소 목이 마를 때 갈증을 달래려고 커피를 엷게 타서 보리차처럼 마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는 갈증에 도움이 될까요?
유화정 PD: 오히려 몸의 수분 부족을 유발하는 행위가 됩니다. 커피는 이뇨작용이 있어 마신 것보다 더 많은 양의 수분을 몸 밖으로 배출하게 되는데요. 때문에 하루에 마시는 커피의 양보다 최소 2~3배의 물을 마셔야 탈수를 막을 수 있습니다.
또 주의할 점으로 커피 속 탄닌은 약물이나 영양소의 흡수를 방해하고 칼슘. 아연. 마그네슘. 칼륨. 나트륨 등의 영양소를 배출하기도 합니다. 또한 커피 속 카페인이 약제의 효과를 반감시키거나 지연시킬 수 있습니다. 때문에 약물을 섭취하기 전후에는 되도록 커피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진행자: 듣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지는 시간 건강 IN, 오늘은 단순한 기호식품을 넘어 일상 속 습관처럼 소비되는 커피 건강하게 즐기는 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