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licious strawberry ice cream in a bowl. Credit: MmeEmil/Getty Images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 느끼는 순간적인 찌릿한 두통은 왜 일어날까? 뇌 동결(Brain freez)이 일어나는 원리와 이를 완화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KEY POINTS
- 차가운 음식이나 추위에 순간 뇌 어는 현상…일시적 반응으로 뇌 손상은 없어
- ‘아이스크림 두통’ Brain freeze… 30초~1분 사이 통증 가장 심하고 5분 내 사라져
- 평소 편두통이 있으면 브레인 프리즈로 인한 통증을 경험할 가능성 더 높아
- 찬 음식은 천천히 먹는 습관…혀로 입천장을 꾹 누르면 순간 통증을 줄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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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혜인 PD(이하 진행자): 일상생활 속의 건강한 습관과 과학적으로 검증된 건강 관련 정보를 공유합니다. 건강 IN,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유화정 PD: 안녕하세요.
진행자: 요즘은 한 겨울에도 아이스크림이나 차가운 아이스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얼죽아, 얼어 죽어도 아이스 커피 한국에서 유행하는 말인데요. 커피 속 얼음을 아작하고 깨무는 순간, 또는 아이스크림을 입 안에서 녹이지도 않고 꿀꺽 삼켰을 때 순간적으로 머리가 찌릿하며 아픈 느낌, 오늘은 이 아이스크림 두통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게 된다고요.
유화정 PD: 아이스크림을 빠르게 먹거나 냉장고에 바로 꺼낸 차가운 음료수를 벌컥벌컥 마셨을 때 또는 가장 빈번한 경험의 예로 한여름에 빙수를 한 숟갈 떠먹었는데 순간 머리가 ‘띵~’ 하면서 짜르르 뇌가 아픈 느낌을 받은 경험들이 있으실 겁니다.
몇 초 간의 이 찌릿함은 ‘Brain freeze(뇌 동결)’ 현상으로 찬 음식을 먹었을 때 입 안 천정 부위의 신경이 차갑게 되면서 머리의 앞쪽에 있는 혈관이 부풀어 생기는 현상으로 ‘Brain freeze(뇌 동결)’이라고 부릅니다. 또는 말씀하신 대로 아이스크림 두통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진행자: 다행히 순간 찌릿했다가 바로 사라지긴 하죠.
유화정 PD: 뇌 동결은 일시적으로 생겼다가 대부분 5분 이내에 사라지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발생 후 30초~1분 사이에 통증이 가장 심하고 한쪽 머리에 편중돼 나타나기도 합니다. 또 입안 깊숙이 음식을 넣을수록 통증이 심해지는데, 입 안쪽에 분포한 신경이 더 예민하기 때문입니다.
A woman with her head in her hands suffering a brain freeze (AAP)
진행자: 아이스크림이나 빙수 같은 찬 음식을 갑자기 먹는 경우 외에 가령, 추운 날 모자 없이 밖에 나가거나 차가운 호수에 뛰어드는 것과 같은 행동으로도 뇌 동결 현상이 일어날 수 있나요?
유화정 PD: 이런 유형의 두통은 차가운 온도에 노출될 경우 발생하는데요. 뇌 동결은 급격한 혈관 확장에 따른 연관통으로 주변 온도와 음식의 온도 차이가 크게 날수록 통증이 심하다고 합니다. 냉방기기를 튼 실내보다는 더운 실외에서 통증이 더 심할 수 있는데, 온도 차이가 커 혈관이 급격히 수축하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브레인 프리즈 현상에 대한 과학적 설명은 상대적으로 최근에 명확히 밝혀졌다고요?
유화정 PD: 브레인 프리즈 현상을 처음으로 과학적으로 설명한 사람은 하버드 의대 신경과 의사인 마이클 S. 코서리스(Michael S. Kocharis) 박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코서리스 박사와 그의 연구팀은 2012년 미국 신경과학 학회에서 발표한 연구에서 이 현상을 설명했는데요.
차가운 물질에 노출됐을 때 갑작스럽게 혈류가 증가하게 되면서 눈 뒤쪽에 위치한 혈관인 전대뇌동맥의 크기가 커져 브레인 프리즈 현상이 유발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즉 머리의 혈관이 급격히 확장되면서 발생하는 두통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연구팀은 또한 브레인 프리즈 현상으로 발생하는 통증이 사라진 뒤에 동맥이 수축하고 혈류가 감소하는 것을 발견했는데, 이는 혈류가 감소하게 되면서 통증이 사라지게 된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갑작스럽게 찬 물질에 노출되는 순간 머리에 혈류량이 증가하면서 두개골 내의 압력이 증가하기 때문에 브레인 프리즈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라는 해석이네요.
유화정 PD: 또 다른 견해로는 신체 한 부분의 생리적 변화로 인해 다른 부분에 통증이 느껴지는 일종의 연관통으로 실제 변화가 있는 것은 입과 목 뒤쪽 혈관이지만 통증은 머리에서 느껴진다는 주장입니다.
과학매체 ‘Live Science’는 Goldberg 박사의 말을 인용해 브레인 프리즈 현상에 대한 다른 가능성을 언급했는데요. 피부에서 온도가 내려갔을 때 느끼는 감각인 냉각(cold sensation) 즉 한냉감각이 얼굴과 머리에 있는 주요 혈관을 활성화시킨다는 것입니다.
얼굴의 감각과 일부 근육 운동을 담당하는 삼차신경(trigeminal nerve)이 작동되기 시작하면 머리 안의 혈관들은 일시적으로 조여지고 수축된 뒤 빠르게 팽창하면서 갑작스러운 통증이 발생하는 것일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삼차신경’이란 용어를 최근 종종 듣게 되는데요. 안면 근육에 발생하는 신경통을 삼차신경통이라 부른다고요?
유화정 PD: 삼차신경통은 간헐적으로 안면에 감전되는 듯한 극도의 통증을 느끼는 만성 통증을 뜻합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삼차신경은 얼굴의 감각 전달과 물기, 씹기 등의 운동 조절에 관여하는 뇌신경으로 모든 뇌신경 중에서 가장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삼차신경이라 불리는 것은 하나의 신경이 세 개의 주된 가지 즉 눈 신경, 위턱 신경, 아래턱 신경으로 갈라지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추정되는 학설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갑작스러운 차가운 자극이 사라지게 되면 혈관이 원래 크기로 돌아오면서 통증이 사라진다는 것에는 일치하는군요. 브레인 프리즈 현상에 대해 느끼는 강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까요?
유화정 PD: 입천장 등 신체 기관의 해부학적 차이에 따라 사람마다 온도 변화에 따른 통증을 느끼는 횟수나 강도가 다를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뇌 동결에 따른 통증을 거의 느끼지 않기도 합니다.
생물학적 요인 외에 찬 음식이나 음료를 섭취하는 속도에 따라서도 뇌 동결 발생 가능성이 달라질 수 있겠는데요.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먹다가 목구멍이나 입천장에 닿게 되면, 온도에 민감한 부위의 혈관과 신경이 자극받아 삼차신경 시스템이 활성화되고, 브레인 프리즈 현상이 시작될 수 있다고 합니다.
Source: Getty / Getty Images/Westend61
진행자: 주변에 편두통을 갖고 있는 분이 계신데, 유독 브레인 프리즈를 자주 목격하게 되는데요. 실제 통증의 강도가 높을 수 있나요?
유화정 PD: 편두통이 있으면 뇌 동결로 인한 통증을 경험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편두통이 있는 사람의 경우 찬 음료 등으로 인한 자극에 더 빠르고 강렬하게 반응하는 혈관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혀졌습니다.
또 편두통 환자의 경우 편두통과 뇌 동결의 통증 신호에 관여하는 신경의 반응도가 높을 수 있어 온도 변화로 인한 통증을 훨씬 잘 자주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평소 편두통으로 고생하신다면 알아두셔야겠습니다. 일반인들에게도 뇌 동결 상태는 뇌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데요. 어떤가요?
유화정 PD: 전문 의학자들은 뇌 동결로 인한 통증은 강렬하지만 오래 지속되지 않으며 뇌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도 않는다고 말합니다.
뇌 동결은 추위에 노출된 시간과 개인의 민감도에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으나 지속시간이 5분 미만인 경우가 98% 정도인데요. 질병이 아니라 일시적 변화에 따른 일시적 반응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좋아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따라서 뇌동결로 인해 병원을 찾거나 치료를 요할 가능성은 아주 미미합니다. 하지만 이로 인한 두통이 오래 지속된다면 전문의를 찾아 바른 진단을 받아 보실 것을 권합니다.
진행자: 통증은 강렬하지만 순간 뇌가 언다고 해서 뇌 손상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니 안심이 되는데요. 그러나 이후에도 두통이 계속 느껴진다면 바로 진단을 받아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브레인 프리즈가 심각하게 고통스러운 건 아니지만, 그래도 한 번 시작되면 몇 초 간 이어지는 찌릿한 그 느낌은 썩 유쾌하지 않습니다. 이를 막기 위한 방법은 없을까요?
유화정 PD: 앞서 삼차신경의 연관성을 강조한 Goldberg 박사는 “이 통증을 느끼고 싶지 않다면 차가운 음료수나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 천천히 먹어야 한다”그리고 “되도록 삼차신경이 흥분하지 않도록 입천장에 닿지 않게 주의하며 먹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도 찬 음료라도 천천히 마시면 미각과 신체가 온도 변화에 천천히 적응할 시간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급격한 변화로 인한 통증을 막을 수 있습니다. 애당초 너무 찬 음료나 음식, 추운 곳에 가지 않는 것이 가장 좋으며 굳이 찬 음료를 마셔야겠다면 가급적 작은 빨대를 사용해 조금씩, 천천히 마시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진행자: 예방법을 알려주셨는데, 그만 깜빡 잊고 찬 아이스크림을 한 입 삼켰고 아 고통스럽다 느낄 때 두통을 순간 멈출 수 있는 비법이 있을까요?
유화정 PD: 이 때는
입천장을 꾹 누르면 두통을 줄일 수 있는데요. 차가운 음식을 느끼는 촉각에서 입천장을 누르는 압각으로 신경이 분산되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아 그렇군요. 네 듣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지는 시간 건강 IN, 오늘은 평소 일상에서 종종 경험하는 Brain freeze 일명 ‘아이스크림 두통’ 현상이 왜 일어나는지 그리고 예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유화정 프로듀서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