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세계 최초로 헌법에 ‘낙태할 권리’ 명시
프랑스가 세계 최초로 헌법상 낙태할 권리를 보장하는 국가가 됐다.
A message pertaining to abortion and the constitution is projected onto the Eiffel Tower
A message pertaining to abortion and the constitution is projected onto the Eiffel Tower after the French parliament voted to anchor the right to abortion in the country’s constitution. Source: AFP / Dimitar Dilkoff
KEY POINTS
프랑스 의회, 세계 최초로 낙태할 권리 명시한 헌법 개정안 통과
찬성 780표, 반대 72표로 가결
프랑스 의회가 월요일 낙태할 권리를 명시한 헌법 개정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는 세계 최초로 헌법상 낙태할 권리를 보장하는 국가가 됐다.
베르사유 궁전의 특별 회의실에 모인 양원 의회에서 780명의 의원이 찬성 표를, 72명이 반대 표를 던졌다. 상하원 합동 의회 소집은 프랑스에서 드문 일로 헌법 개정과 같은 중대한 일에 한해서만 소집이 이뤄진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법안 통과를 “보편적인 메시지”를 보낸 “프랑스의 자부심”이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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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8일 국제 여성의 날에는 이번 헌법 개정안 승인을 축하하는 특별한 공개 행사가 파리에서 열릴 예정이다.
앞서 가브리엘 아탈(Gabriel Attal) 총리는 의원들에게 법안 통과를 촉구하면서 “이것은 근본적인 조치이며 역사에 남을 조치”라고 말했다.
아탈 총리는 낙태 합법화 이전에 고통을 받았던 모든 여성들에게 “도덕적인 빚”을 지고 있다며 낙태할 권리가 전 세계적으로 “위험에 처해 있고 우리의 자유가 본질적으로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각계 반응
아그네스 캘러마드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이번 투표가 “전 세계적으로 이 필수적인 권리의 축소를 고려하고 있는 것을 볼 때 큰 의미가 있다”며 “희망과 연대”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X에 올린 글에서 “여성의 권리를 확보하고 생명을 구하기 위한 프랑스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한편 여론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국민 대다수는 낙태에 대한 추가적인 보호권을 부여하려는 움직임을 지지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여론조사 단체 IFOP의 2022년 11월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국민의 86%가 낙태의 권리를 헌법에 명문화하는 것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교황청은 “인간의 생명을 빼앗는 ‘권리’는 있을 수 없다”라며 낙태 권리 명문화에 대한 반대의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