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남성 약 25% “지배적이고 공격적인 남성이 진짜 남성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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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rait of a man sitting on a bed with his head in his hands

Credit: ChrisDoAl/Getty Images/RooM 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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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조사에 따르면 약 4분의 1의 호주 남성들이 힘과 공격성, 과도한 성욕 등을 중요시하는 것이 여전히 이상적인 남성상이라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usic) Pop tried to protect us with wrestling, he said if we were the strongest the biggest, the toughest, nothing would ever hurt us. I believed him.”

영화 ‘아이언 클로(Iron Claw)’에서 잭 에프론이 연기한 레슬러 케빈 폰 에리히의 대사입니다.

‘아이언 클로’는 1980년대 레슬링계를 지배했던 실제 가족을 그린 할리우드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과거의 호주에서 현대 사회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화두에 오르고 있는 남성성의 의미에 대한 오랜 인식을 다룹니다.

“You feel that, huh, you feel that, that’s pressure!”

이는 남성성에 대해 갖고 있는 남성의 태도에 대해 연구한 예수회 사회봉사단의 최근 연구의 주제이기도 합니다.

이 연구에서는 남성들에게 “맨 박스(Man Box)”라고 칭하는 19가지 질문에 응답하도록 요청했습니다.

이 보고서에 참여한 퀸즐랜드 공과대학 마이클 플러드 연구원은 이 열아홉가지 질문들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이렇게 설명합니다.

“맨 박스는 남자다운 것에 대한 전통적이거나 고정관념적인 기대, 소년이나 남성은 항상 강인하고, 공격적이고, 위험을 감수하는 금욕주의자이어야 하며, 이성애자이고 감정적인 표현이 부족하며 지배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일련의 용어를 뜻합니다.”

이 연구는 온라인 설문조사와 포커스 그룹 방식을 바탕으로 호주 전역의 18세에서 45세 사이 3,500명 이상의 남성들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응답 남성의 36%는 평균적으로 ‘맨 박스’ 규칙을 따라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응답자의 24%는 개인적으로 이와 같은 맨 박스 내용에 동의했는데, 이는 남성 4명 중 3명 정도는 이러한 남성상에 대한 기존 관념을 거부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난 2018년과 2020년에도 비슷한 조사가 이루어진 바 있습니다.

마이클 플러드 연구원은 이 보고서가 좋은 측면과 나쁜 측면 모두를 내포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남성은 남성에게 도움을 요청해서는 안 되며, 금욕적이어야 한다는 자급자족 식의 인식 기준에 변화가 있었습니다. 여자친구가 어디에 있는지 항상 알고 있는 것에 대한 인식 기준에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를 들어, 필요하다면 존중을 받기 위해 폭력을 사용해야 한다는 남성의 공격성이나 생각에는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이 연구는 31세에서 45세 사이의 남성의 22%와 젊은 남성 성인의 11%가 필요하다면 존중을 받기 위해 폭력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한 이들 남성 그룹 24%와 20%는 각각 남성이 결혼이나 관계의 결정에 있어 최종 결정권을 가져야 한다고 믿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리고 전체 응답 남성의 35%는 “진짜 남자”라면 가능한 한 많은 수의 성적 파트너를 가져야 한다는 인식에 동의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안좋은 소식은 젊은 성인 남성들이 무자비하고 성차별적인 남성성 모델에 대한 동경심이 지난 5년 동안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 연구는 또한 이러한 남성들의 믿음과 행동 사이의 상관관계를 발견했습니다.

‘맨 박스’ 규칙에 가장 강하게 동의한 사람들은 데이트 상대에게 성폭력을 가했을 가능성이 8배로 나타나 가장 덜 동의한 사람들에 비해 상대에게 신체적 폭력을 가했을 가능성이 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자살에 대한 생각을 자주 해보았다는 경우가 8배, 폭음을 하는 사례가 2배 더 많았습니다.

가정폭력 피해 여성을 돕는 Chair of Respect Victoria 의 케이트 피츠-기본 위원장은 이번 연구 결과가 해로운 고정관념과 폭력 가해성 사이의 상관관계를 보여준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남성성의 의미에 대한 사회적으로 해로운 개념이 여성에게는 폭력적일 수 있으며, 성별에 대한 고리타분한 고정관념을 고수하는 것이 모든 이들에게 해를 끼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러한 고정관념을 반드시 없애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는 분명한 연관성이 존재합니다.”

가족 폭력을 행사하는 남성들을 위한 핵심 조직인 No to Violence의 필립 리퍼 CEO는 이번 연구가 이러한 연관성을 극명하게 부각시키고 있다고 말합니다.

“여성에 대한 무례함이 모두 가족 폭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모든 가족 폭력은 여성에 대한 무례함에서 시작됩니다. 이번 연구는 논의가 필요한 이슈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이는 남성들과 남성성에 관한 것입니다. 그 압박을 덜도록 해야 합니다.”

보고서는 정책 변화와 공동체 의식 등 4개 분야에 걸쳐 남성성에 대한 건전한 아이디어를 내포한 폭력 예방 전략을 개발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아만다 리시워스 사회복지부 장관은 SBS 뉴스에 보낸 성명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또래와의 관계뿐 아니라 자신 스스로를 존중하는 건강한 관계에 대해 소년들을 교육하고 긍정적인 롤모델을 제공하는 것은 폭력성의 반복적인 주기를 끝내는 중요한 단계가 될 수 있습니다.”

리시워스 장관은 여성과 어린이에 대한 폭력 종식을 위한 국가 차원의 계획(National Plan to End Violence Against Women and Children)의 첫 번째 행동 계획(First Action Plan)에 따라 연방정부가 다양한 다른 시범 그룹과 활동에 예산을 투입해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알바니지 정부는 또한 온라인 상에서 젊은 남성들과 소년들을 대상으로 악영향을 미치는 고정적 성 관념을 퇴치를 돕기 위해 3년에 걸쳐 350만 달러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는 시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시드니에서 활동하고 있는 변호사 나브 싱 씨는 시간이 지나면서 특히 세 딸을 출산하면서 남성성에 대한 자신의 관점이 바뀌었다고 말합니다.

“인도 문화권에서 자라온 남성에게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아마도 고려 사항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남성은 감정을 나타내지 않기 때문입니다.”

싱 변호사는 아직 이 분야에서 변화되어야할 부분이 남아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이제 남자가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다고 말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제가 고등학생 시절 저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면 달랐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와서 보면, 아마도 남자가 된다는 것은 진실하고 옳은 일을 한다는 것을 뜻할 것입니다.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