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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트렌드 꿰뚫기: ‘니트족’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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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최근 이른바 니트족(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이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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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한국의 최신 트렌드를 엿보는 궁금한 디제이, K트렌드 꿰뚫기 시작합니다. 전수진 리포터 연결돼 있습니다.

이번주에는 어떤 소식 준비돼있나요?

전수진 리포터: 오늘은 대한민국의 문제점으로 자리잡고 있는 니트족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진행자: 니트족은 전 세계적인 문제로 자리잡고 있죠. 특히 요즘 한국에 니트족이 늘어나면서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는 기사를 쉽게 접할 수 있는데요. 먼저 청취자 분들을 위해 니트족에 대해 설명부터 해주셔야 할 것 같아요.

전수진 리포터: 니트족은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의 줄임말입니다. 보통 15~34세 사이의 인구 가운데 미혼으로 학교를 다니지 않으면서 가사일도 하지 않는 사람을 가리키며 무업자라고도 하는데요.

1990년대 경제상황이 나빴던 영국 등 유럽에서 처음 나타났고요, 이후 일본으로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고용환경이 악화돼 취업을 포기하는 청년실업자가 늘어나면서 니트족도 증가했고 사회불안을 유발하는 사회 병리 현상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2002년 니트족이 약 84만명을 넘어서면서 사회적 문제가 됐었는데요. 그런데 현재 대한민국도 그 뒤를 이어 취업을 포기하는 청년들이 늘어났습니다.

진행자: 한마디로 한국도 청년 실업자가 늘어나고 있음을 방증하는 추세인데요. 일을 할 수 있음에도 일을 하지 않고,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2030 세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은 사회적 문제가 될 것 같은데요.  현재 한국의 니트족 인구는 얼마나 되는 것으로 추산됩니까?

전수진 리포터: 저도 이번에 니트족에 대해 준비를 하면서 너무 놀랐는데요. 한국의 니트족 인구는 무려 6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들이 니트족이 된 이유는 복합적인데요. 취업난, 이상과 현실의 부조화, 대기업 중소기업 간 늘어나는 임금격차…

이런 요인들이 한창 일해야 할 젊은 사람들을 그냥 놀게 만들어 버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젊은이들이 도전하지 않는 사회는 발전이 없다고 하죠. 새로운 인력이 수혈되지 않는 노동시장은 생산과 소비가 멈춰 경제 전체의 조로화를 부르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니트족에 대한 조사와 해결 방안이 그 어느 때 보다 시급한 시점 아닐까요?

전수진 리포터: 그렇습니다. 먼저 한국 니트족의 특징에 대해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첫 번째로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은 고학력 니트족이 많다는 것 입니다. 미국에서 대학 졸업장의 가치를 부정하는 응답자가 긍정하는 경우를 처음으로 넘었다는 설문조사가 지난 3월 나와 전 세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는데요. 이 같은 대학 회의론의 배경에는 1인당 억 단위인 학자금 대출 부담이 있지만, 무엇보다 코로나 19 기간 대학을 졸업한 화이트칼라 직종의 직업 안정성에 대한 의구심과 블루칼라의 임금이 빠르게 오르면서 사회의 변화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구 반대편 한국에선 여전히 대학 졸업장을 갖기 위해 수험생과 그 가족이 전쟁을 치르는 중인데요. 일년에 한번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상위 0.001%가 되기 위해 가구가 지출하는 사교육비가 작년 역대 최고인 26조원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대한민국의 사교육 비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죠. 내 아이가 좋은 대학에 갈 수만 있다면 집도 팔고 차도 팔아서 아이에게 지원하는 것이 보통의 부모가 되어버렸으니까요.

전수진 리포터: 그렇습니다. 그런데 대입을 위한 투자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것과 달리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했을 때 돌아오는 경제적 보상 수준은 다른 국가에 비해 낮은 편이죠. 2019년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분석에 따르면 고졸자 대비 대졸자의 임금 프리미엄은 20%로 나타났는데 회원국 평균의 절반 수준인데요. 취업하려면 최소한 대학 졸업장은 있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으로 고등학교 졸업생 4명 중 3명이 대학에 진학하는 학력 인플레이션이 팽배해서 입니다. 하지만 대학 졸업장을 위해 투자한 비용에 비해 소득은 낮아 상당 수 대학생들은 마이너스의 삶을 살 수 밖에 없는데요. 사정이 이렇다 보니 낮은 보상을 받고 힘들게 일하는 대신 그냥 ‘쉼’을 선택하는 고학력 청년들이 늘어나는 기형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진행자: 통상적으로 미국 유럽 등 주요국의 니트족들은 대부분 고졸 이하의 학력을 보유하고 문해력이 낮은 반면 한국은 많은 청년들이 대학 졸업장을 가지고 있군요.

전수진: 한국은 니트족 45%가 대학 졸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통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을 하게 되면 새로운 삶이 펼쳐 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잖아요. 취업도 마찬가지 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하면 학자금 대출을 금방 갚을 수 있고 재산을 불려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다 등등 의 꿈을 가지게 되는데요. 현실은 다릅니다.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학자금 이자만 갚다 보면 남는 돈이 많지 않다라는 현실과 마주하게 되면서 어차피 이런 삶을 살게 될 거라면 차라리 직장생활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 보다 그냥 쉬자!!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 거죠.

진행자: 초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까지 나왔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니트족을 선택하게 된다니…  이거야말로 심각한 사회적 문제 아닌가요. 정말 안타깝습니다.

전수진: 그리고 한국의 니트족 두 번째 특징은요. 니트족 중 대부분이 직장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는 겁니다. 바늘구멍 같은 취업 관문을 뚫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퇴사한 뒤 다시 취직할 생각도 않는 청년들이 늘어났다는 건데요. 일을 그만둔 뒤 1년 넘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고 있는 청년도 6만 명에 육박합니다. 짧은 직장생활과 오랜 취업 과정에서 신체적으로, 감정적으로 지쳐 무기력해진 ‘번아웃 청년’이라고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진행자: 요즘 MZ세대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만 일을 하는 게 아니잖아요. 내가 즐기며 일을 할 수 있는가… 내가 일하는 만큼의 수당을 받고 있는 가 등등.

내 삶의 가치를 중시하다 보니 이들은 취업을 했다고 해서 평생 직장으로 생각 하지 않는 특징이 있죠.

전수진: 그렇습니다. 한 청년은 “취업 준비만 3년 했지만 입사한 중소기업은 힘들고 나와 맞지 않다. 온갖 허드렛일을 해야 하는 신입 생활에 지쳤다”고 호소했습니다. 무기력한 청년들이 쌓이는 것은 그들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가 빈약한 탓이 큰데요. 대학 진학률은 세계 최고지만, 이에 걸맞은 질 좋고 지속 가능한 일자리는 갈수록 줄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얼마 전 현대차가 10년 만에 실시한 생산직 공채에 수만 명이 몰려 채용 사이트가 마비된 건 양질의 일자리를 원하는 청년들의 기대가 얼마나 절실한지 보여주는 부분이죠.

진행자: 한편으로는 내가 원하는 일만 하면서 살 수 없는 현실을 젊은 세대가 빨리 깨닫기를 바라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하루 24시간 중 가장 긴 시간을 보내야 하는 직장 생활이 나와 맞지 않다면 얼마나 힘이 들까, 공감이 되기도 합니다. 참 어려운 문제요.

전수진: 그렇죠. 그리고 한국 니트족의 마지막 특징은 자존감이 낮다는 것 입니다. 높은 임금과 복지를 원해 대기업 취업을 선호하지만 양질의 일자리가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 취업난까지 겹치며 구직을 포기하는 청년들이 있기 때문인데요. 한 청년은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루를 보내는 내가 너무 밉다. 열심히 했는데 이제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더 해야 할지 모르겠다.” 라고 토로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청년은 “중소기업에 취직해 봤지만 원하는 직장 업무가 아니어서 금방 떠났다. 게임만 하면서 지내는 지금 부모님의 눈치가 보인다” 라고 말 했는데요. 이렇게 자존감이 떨어지면 다음 취업을 위해 원서를 넣더라도 취업에 대한 열정과 도전의식이 사라지고…

무기력함만 증가해 결국 원서만 제출하고 면접 보러 가기를 포기하는 청년들도 많다고 합니다.

진행자: 현재 정부에서 청년 고용 정책으로 구직 의향이 있는 대졸자를 중심으로 한 현금 지원이 있죠. 최근 들어 청년 고용 패러다임을 대규모 장려금 중심에서 직업 탐색과 교육 위주로 바뀌기로 했지만, 아직 큰 실효성은 없다는 평간데요. 그렇다면 이런 고민에 빠져있는 니트족들을 위한 해결 방안은 없는 걸까요?

전수진: 노현주 고려대학교 공공정책연구소 연구원은 “고졸 이하 니트족의 경우 인적 자본의 형성이 취약하다는 특성과 함께 낮은 연령에서 비롯되는 일에 대한 정보와 경험 부족이 니트화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직업 체험과 진로 교육이 강화 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 했고요. 고학력 니트족의 경우 진로 장벽을 경험하지 않도록 대학 입학 시점부터 학생들의 진로 탐색에 관심을 두고 설정에 어려움을 갖는 학생들의 현황을 파악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 할 필요가 있다” 라고 설명 했습니다.

진행자: 인생에서는 세 번의 고독기가 찾아 온다고 하죠. 죽음이 그림자처럼 다가오는 80대, 체력과 수입이 함께 꺾이는 50대, 그리고 뜻밖의 시기가 20대라고 합니다.

인생의 봄날 같은 20대에 취업과 진로, 결혼 같은 인생의 중대사를 결정하면서 극심한 스트레스와 외로움에 시달리게 되는데요. 최소한 20대의 고민 중 하나인 취업에 대한 고민은 정부에서 무작정 지원금을 전달 하는 것 보다는 그 사람의 상황에 맞는 솔루션이 제공돼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소식 감사합니다.

전수진: 감사합니다.